[경상매일신문=안종규기자]180억 원에 달하는 주식 투자 리딩 사기 조직 중 `인출책` 2명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항소했으나 2심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제2-2형사부(고법판사 김종우 박광서 김민기)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36)와 B 씨(36)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4년과 징역 5년 6을 각각 선고했다.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현금 인출책 역할을 수행한 기간과 인출한 돈의 규모, 범행 방법 등을 볼 때 피고인들은 미필적으로나마 이 사건 범행 금액이 사기 범행으로 인한 피해금인 것을 알면서 범행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인정돼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A 씨 등은 지난 2023년 10월께 `투자리딩 사기` 조직원들과 공모해 86명으로부터 총 180억 원을 편취하는 데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A 씨 등은 피해금이 입금되면 이를 직접 수표나 현금으로 인출해 투자리딩 사기 조직원에게 전달하는 인출책 역할을 담당했다.이들이 가담한 투자리딩 사기 조직은 △범행을 총괄 지시하는 `총책` △실제 투자가 이뤄지는 것처럼 앱을 관리하는 `관리책` △전화, SNS 등으로 피해자를 유인하는 `유인책` △대포통장을 수집하고 전달하는 `공급책` △피해금이 입금되면 인출하는 `인출책` 등 각각 역할을 분담해 점조직 형태로 운영됐다.이들 조직은 인터넷이나 SNS 등에 `전문가 리딩에 따라 투자하면 고수익을 낼 수 있다` `경제지표를 통해 투자하고 고수익을 보장한다` `U 대학교수의 투자기법 책을 선물해 주겠다`는 광고 글을 게시했다.그리고 이를 보고 연락한 피해자들을 네이버 밴드나 텔레그램 비공개 채팅방으로 초대한 뒤 투자 전문가를 사칭, "외국인 투자자금과 함께 운용되는 100억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면 앱을 설치하고 투자금을 입금해야 한다"고 속였다.해당 앱은 호주의 한 증권사 관련 주식 매매 프로그램을 가장한 앱이었다. 이들 일당은 이 앱을 통해 실제 주식이 매수·매도돼 수익이 발생하는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여 투자를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A 씨와 B 씨는 법정에서 "투자리딩 사기 조직원의 범행을 전혀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은 단순히 은행에서 수표나 현금을 인출해 상품권 구매대행 업체에 전달하는 일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원심 재판부는 이들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이 사건 투자리딩 사기 조직의 범행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거나 그 실행을 지휘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이진 않는다"면서도 "투자리딩 사기 같은 조직적 사기 범죄는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단기간에 방대한 피해를 지속 양산하는 반면 피해의 실질적 회복이 어렵단 점에서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크다"고 판시했다.원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수행한 인출책 내지 자금 세탁책은 단순하지만 이 사건 범죄 수익을 실현해 범죄의 궁극적 완성에 필요한 역할이므로 죄책을 가볍게 볼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