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안종규기자]택시가 잘못된 목적지로 향하자, 납치당하는 것으로 오해한 탑승객이 차에서 뛰어내려 숨진 이른바 `포항 택시 투신`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택시 기사에게 무죄가 확정됐다.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최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2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택시 기사 A씨는 지난 2022년 3월 4일 저녁 8시 50분경 B씨를 승객으로 태웠다.A씨는 한 대학교로 가달라는 B씨의 말을 잘못 알아듣고 다른 방향으로 향했고, B씨가 두 차례에 걸쳐 목적지 확인과 하차 요청을 했음에도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 A씨는 난청 증세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그러나 이를 모른 채 납치당하는 상황이라고 오해한 B씨는 달리는 택시의 조수석 뒤쪽 문을 열고 그대로 뛰어내렸고, 뒤에서 달려오던 C씨의 차량에 치여 사망했다. A씨와 C씨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1, 2심은 "A씨는 피해자가 자동차 전용도로를 시속 80㎞ 이상의 속도로 주행하는 택시에서 뛰어내릴 것을 전혀 예견할 수 없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시간이 야간이고 주변에 가로등도 없어 C씨가 도로에 누워있던 피해자를 조기에 발견해 사고를 회피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A씨와 C씨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검사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죄에서의 업무상 주의의무와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