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전국에서 신입생이 없어 입학식을 치르지 못하는 초등학교가 185곳인데 이 중 42개교가 경북에 있다고 하니 저출생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가고 있다.
더욱이 대도시인 대구에서도 신입생이 없는 초등학교가 있다고 한다. 대구·경북 지역의 인구감소 수준이 위기상황(危機狀況)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다.경북교육청 집계에 따르면 올해는 도내 초등학교 42개교, 중학교 3개교 등 모두 45개 학교가 신입생이 없다.특히 지난해에는 30곳이었지만, 올해 15곳이나 늘었다. 안동과 영천, 의성에 각 5곳, 포항·상주·성주에 각 4곳, 김천·문경 각 3곳, 청도·고령· 울진 각 2곳, 예천·봉화 각 1곳이다. 또한 중학교는 포항·영천·청송 각 1곳이다. 그나마 군 단위에선 면마다 1곳씩 남아있던 초등학교도 점차 없어져 가는 추세(趨勢)라고하니 더욱 충격적이다. 학생이 없어 문을 닫는 학교가 늘어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속수무책(束手無策)이란 것이 안타깝다.경북도내에서 신입생을 받지 못해 폐교한 학교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는 2~3곳이었다가 지난해는 6개교로 대폭 늘어났다고 한다.전국적인 출생아 수를 고려하면 앞으로의 상황은 더 비관적(悲觀的)이다.앞으로 이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갈 나이가 되면, 전국 초등학교의 절반이 신입생 10명 미만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비수도권 농어촌 지역에서 아이들이 사라지는 문제는 지방정부나 교육당국 차원에서 손을 쓸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섰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교육격차 해소와 저출생 문제 해법 없이는 모든 대책이 임시처방(臨時處方)에 불과하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이 대책은 청년들이 농촌에 살면서 아이를 낳아 키우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11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저출생 대책회의’에서 “저출생은 국가적 중증(重症)이다. 경북도가 중증외상센터라는 각오로 혁신적인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소멸 문제가 생사(生死)를 넘나드는 중증 단계까지 왔고, 경북도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응급실 역할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특히 지난해 도정 핵심정책으로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한 경북도는 9년만에 처음으로 출생아 수가 반등세(反騰勢)를 보인 성과를 냈다. 경북도내 지난해 말 출생아 수는 모두 1만467명으로, 전년동기보다 35명이 늘어났다. 2015년 이후 계속 줄어들던 출생아 수가 지난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저출생 문제가 특정 정책만으로 하루아침에 개선될 수는 없지만, 경북도가 ‘중증외상센터’를 자처하며 전국적인 저출생 극복 모델을 만들려는 노력은 매우 고무적이고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제 정부와 국회는 서로 머리를 맞대고 앞장서서 아이낳기 좋은 세상 분위기를 만들고, 立法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획기적 제도적장치를 하루빨리 마련하기를 우리모두는 크게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