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철강의 저가 물량 공세로 타격을 입은 국내 철강업계가 또 다시 닥쳐온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 압박에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각)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알렸고 10일 서명을 통해 다음달 12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트럼프 집권 1기 때인 지난 2018년 철강제품 25% 관세 부과 예외를 적용했던 한국에도 일률적으로 25% 관세를 적용키로 했다는 데 있다.트럼프 1기 미국의 국가안보를 이유로 한 전 세계 철강제품 25% 관세 부과에 국가 간 협상을 통해 263만t 무관세 적용을 받은 바 있는 우리로서는 대미 협상카드 준비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탄핵 정국 속 협상에 나설 리더가 부재, 발등에 불이 떨어진 철강업계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한 달 후면 세계 각국의 대미 수출 물량은 감소, 세계 철강 물량은 더욱 남아돌게 될 수밖에 없게 된다. 이에 중국산 철강의 저가 물량 공세에 세계 공급 물량까지 늘어난다면 철강 가격은 걷잡을 수 없이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중국은 지금껏 25% 관세 적용을 받으면서도 미국에 연간 51만t의 철강을 수출해 왔다. 이 물량마저도 세계 철강 공급량에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렇게 강공을 펼치고 있는 것은 자국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트럼프는 지난 1901년 설립, 미국 산업혁명의 핵심 주역이며 자긍심인 ‘US스틸’의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미국 진출을 기대하는 일본에 대한 매각은 물론 과반 출자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한국 철강의 3대 수출국인 미국(3위, 8.2%)의 태도 변화에 국내 철강업계의 고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국내 철강업체들은 관세를 피할 방안으로 미국 현지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껏 국내 철강 생산단가가 미국보다 20% 낮아 수출에 유리했지만, 25% 관세가 작용될 시 미국 현지 유통 제품과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그동안 국내 철강재를 사용해 온 미국 진출 한국 가전업체들(삼성과 LG 등)도 어려움이 가중, 철강의 현지 조달을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예외 없이 관세 인상을 선포한 미국이지만 호주엔 관세 면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가 미국산 비행기를 많이 사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국내 철강업계의 자구책 마련도 필요하지만, 정부의 관세 조정 노력없이 대미 철강 수출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 경제의 빠른 안정을 위해서도 국정 안정은 조속히 추진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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