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안종규기자]신입보다 업무 경험이 쌓인 경력직을 채용하려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사회초년생이 평생 버는 소득의 현재 가치가 1억원 가까이 급감한다는 분석이 나왔다.20대와 30대 사이의 상용직 고용률 격차의 40% 정도는 경력직 채용 확대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한국은행이 4일 펴낸 `경력직 채용 증가와 청년 고용` 제하의 BOK이슈노트 보고서에는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소속 채민석 과장과 장수정 조사역의 이 같은 연구 결과가 실렸다.최근 기업들은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 대응하고자 정기 공채 대신 경력직 채용에 적합한 수시 채용을 늘리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고용정보원이 기업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경력직 비중은 2009년 17.3%에서 2017년 30.9%, 2021년 37.6%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문제는 노동시장에 갓 진입한 청년들이다. 특히 20대의 경우 이전 취업 경험이 없는 비경력자 비중이 커 취업 기회가 다른 연령층 대비 더욱 제한될 것으로 우려된다.실제로 연구진 분석 결과, 20대와 30대 간 상용직 고용률 격차 17%포인트(p) 가운데 40% 수준인 7%p는 경력직 채용 확대에 기인했다.경력직 채용 확대로 비경력자의 취업 확률이 낮아지면서 20대와 30대 모두 상용직 고용률이 하락했으나, 비경력자 비중이 높은 20대의 하락 폭(44→34%, 10%p)이 30대(54→51%, 3%p)의 3배를 넘어 20·30대 사이 고용률 격차가 10%p에서 17%p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첫 취업이 밀리자 사회초년생이 기대할 수 있는 생애 총 취업 기간은 평균 2년 단축(21.7→19.7년)됐다.이로 인해 생애 총소득을 연 5% 금리로 할인한 현재 가치는 3억9000만원에서 3억4000만원으로 13.4% 낮아졌다.여기에 경력직 채용 증가로 취업 기회가 제한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구직 포기 청년이 늘어나면서 악영향은 심화될 것으로 분석됐다.연구진은 비경력자의 구직 노력이 30% 낮아진 경우를 모형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20대 청년 고용률이 현재보다 5.4%p 낮아지면서 30대와의 격차가 1.1%p 확대되고 생애 총 취업 기간은 1.6년 더 줄어들면서 생애 소득의 현재 가치도 10.4% 더 낮아진다고 밝혔다.즉 경력직 채용 선호로 사회초년생의 생애 총 취업 기간이 21.7년에서 18.1년으로 총합 3.6년 단축되면서, 이들의 평생 벌어들이는 소득의 현재 가치도 3억9000만 원에서 3억원으로 1억원 가까이 증발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채 과장은 "경력직 채용 증가는 근로자의 직업관과 기업의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긍정적인 면도 있으나, 취업 경험이 없는 청년들에게는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산학협력, 체험형 인턴 등 다양한 교육훈련 제도를 통해 청년층 채용 시 발생하는 교육훈련 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