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안종규기자]최장 9일의 설 연휴 기간(1월 25일~2월 2일)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가 지난해 설 연휴 대비 약 3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증 환자가 지난해 설 연휴 대비 43% 이상 줄었으며, 일각에서 우려했던 큰 혼란은 없었다고 정부는 강조했다.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어 "연휴 기간 응급의료체계가 중증환자 중심으로 작동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중대본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 전국 411개 응급실이 매일 24시간 운영된 가운데 방문 환자는 하루 평균 2만543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설 연휴 3만6996명보다 31.3% 줄어든 수치고, 지난해 추석 연휴 2만6993명보다도 소폭 감소한 규모다.특히 한국형 중증도 분류체계(KTAS) 4~5등급에 해당하는 경증·비응급 환자가 급감하며 전체 응급실 방문 환자 수를 크게 줄여줬다. 올해 설 연휴 응급실을 찾은 경증 환자는 1만 3270명으로 지난해 설 연휴(2만 3647명) 대비 43% 이상 감소했다.조 장관은 지난해 명절 연휴와 비교해, 문을 연 의료기관은 큰 폭으로 늘어 경증환자의 응급실 방문까지 이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설 당일(1월 29일)에는 지난해 설 당일(1622곳)과 지난해 추석 당일(2223개소)보다 많은 2417곳의 기관이 문을 열었다고 한다.이번 설 연휴 기간 동안 문을 연 동네 병·의원은 하루 평균 1만 7220곳으로, 당초 계획 대비 2.4%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 기간에 비하면 약 370%,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에 비해 약 100% 많은 수준이다.정부는 설 당일 운영 의료기관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 가산 등의 보상을 대폭 강화한 바 있다. 아울러 경증 호흡기 질환 환자를 위한 발열클리닉에 일평균 1만 5000명이 찾았고, 호흡기 질환 협력병원은 일평균 284개 병상이 가동돼 경증환자 분산에 효과가 있었다.다만 응급실에 방문한 중증환자(KTAS 1~2등급) 수는 지난해 설과 추석 연휴 대비 소폭 증가한 일평균 1425명을 기록했다. 조 장관은 "중증환자 치료라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권역응급의료센터의 중증환자(KTAS 1~2) 비중은 올해 설 연휴 14.7%로, 지난해 설과 추석 연휴 기간엔 각각 8.7%, 12.9%였다. 27개 중증응급질환 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은 일평균 89곳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 수준을 유지했다.
조 장관은 "중증·응급진료 여건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들의 적극적인 진료 참여, 응급의료 현장 의사·간호사·직원분들의 헌신과 노력, 더 필요한 분에게 응급실 이용을 양보하는 국민 여러분의 높은 시민의식이 함께 작용했다"고 소개했다.이어 "국민들께서는 혹시 병원 가실 일이 생겼을 때 불편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크셨을 것으로 짐작한다. 하지만 국민의 적극적인 협조로 응급실은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하는 등 큰 혼란은 없었다"고 말했다.조 장관은 "국민들께서 가벼운 증상인 경우에 응급실 이용을 자제해주신 덕분"이라며 "정부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응급의료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