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종태기자]25년 전 경북 포항경주공항(포항공항)에서 발생했던 여객기 로컬라이저 충돌 사고가 무안 제주항공 참사 이후 재조명 받고 있다.
무안 공항 여객기 사고가 콘크리트 구조물인 로컬라이저 충돌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에 따라 포항공항도 승객 안전을 위해 시설물 개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공항시설법에 따른 항공장애물 관리 세부지침(국토교통부 예규)도 `공항부지에 있고 장애물로 간주되는 모든 장비나 설치물은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무안공항은 지난 2023년 보수과정을 거쳐 로컬라이저 둔덕에 콘크리트를 추가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무안국제공항에서 둔덕형 로컬라이저가 참사 피해 규모를 키운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포항경주공항의 시설물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99년 3월15일 발생했던 포항 여객기 사고는 김포발 포항행 대한항공 KE1533편이 포항공항 활주로에서 미끄러지면서 이탈해 로컬라이저(방위각지시기)와 충돌한 후 멈췄다. 당시 활주로에는 약한 비가 내려 노면이 젖은 상태였고 렌딩기어는 정상 작동했지만, 충돌 충격으로 승객과 승무원 등 156명 중 19명이 중상, 134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포항공항은 2014년 7월부터 2015년 12월 말까지 활주로 재포장 공사를 위해 민간항공기 운항이 중단됐다.활주로 포장공사는 국방부가 공항 인근에 위치한 공장 높이가 고도 제한에 걸려 항공기 이착륙의 안전을 확보할 수 없다며 활주로 높이를 4m 높인 것이다.또 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 공항 서쪽 인덕산 일부를 깎기도 했다.활주로 포장공사 이후 포항경주공항 활주로 길이는 2134m, 폭 35m로 늘었지만 국내공항 중 짧은 편에 속한다.현재 포항경주공항에는 1개의 활주로가 사용되고 있으며, 동쪽 종단 부분에 약 2m 높이의 흙 언덕 위에 로컬라이저가 설치돼 있고, 안테나 등이 강풍에 견딜 수 있는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안테나 등이 파손되는 경우에 대비해 정비 인력이 수리를 위해 이동할 수 있도록 언덕 위 일부 구간에는 콘크리트 포장이 돼 있다.활주로 양쪽에 설치돼 있는 로컬라이저는 착륙대 종단부터 92m 거리를 두고 있다.포항경주공항 관계자는 "공항에 설치돼 있는 로컬라이저는 국토부가 승인한 것"이라며 "구조물에 대한 재공사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