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이태헌기자]을사년(乙巳年) 새해를 앞두고 헌혈자 이기준(54‧대구시 공무원) 씨가 30일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 헌혈의집 경북대북문센터를 찾아 425번째 헌혈을 했다.이날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 원장 지정식은 이기준 헌혈유공자(425회 헌혈, 대구시 수성구)에게 ‘헌혈유공자의 집 명패’를 전달했다.헌혈유공자의 집 명패는 다회헌혈자 예우를 상징하는 명패로 ‘보건복지부 헌혈자 예우 민간경상보조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어, 이번 12월부터는 전국의 400회 이상 헌혈자 또는 전혈 100회 이상 헌혈자 약 160명에게 전달된다. 이기준 헌혈자는 “헌혈은 2주마다 선물하는 제 삶의 작은 이벤트라고 생각한다. 헌혈의집을 방문해 헌혈하는 날은 나만의 소소한 힐링이다. 그 이유는 헌혈 후의 뿌듯함이 크기 때문이다”라며 헌혈을 명쾌하게 정의했다.현재 대구시청 공무원으로 근무 중인 이기준 씨는 과거 1991년 대학생 때 동아리 친구들과 집으로 돌아오던 중,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단체헌혈했던 것이 시작이 되어 그의 헌혈 여정은 34년째이다.30일 425번째 헌혈을 마친 이기준 씨는 “헌혈을 위해 최고의 건강상태를 유지하려고 애쓴다. 중년으로 접어들면서는 혈압이 높아져 헌혈 전 문진을 통과하지 못한 적이 여러 차례가 있었다. 그것을 계기로 매일 아침 수영과 퇴근 후에는 1시간씩 걸어서 퇴근하는 생활을 1년 정도 하고나니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 결과 헌혈을 다시 할 수 있게 됐다”며 헌혈을 통한 건강관리 비법을 소개했다.이 씨는 “400회 이상 헌혈을 하다 보니, 아내가 건강을 걱정하지만 단 한 번도 헌혈로 인해 건강이 나빠진 적이 없다”며 “오히려 헌혈을 통해 여러 가지 혈액검사(B간염, C형간염, 간수치 등), 혈압체크를 꾸준히 할 수 있어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고 헌혈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켰다. 이기준 헌혈자의 나눔활동은 헌혈로 끝나지 않는다. 대학생 시절에는 보육원, 양로원을 찾아 대학 선․후배들과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왔고, 코로나 이전까지는 대구 공무원 봉사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꾸준히 나눔을 실천해 오고 있다. 나눔활동 중에 가장 기억남는 순간에 대해 “30년 전, 군에서 제대하며 서울역에 잠깐 들렀을 때 헌혈을 하며 헌혈의집에서 조혈모세포 기증을 신청했던 적이 있다. 그 이후 6~7년 후 직장생활하고 있을 때 저의 조혈모세포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환자가 갑자기 나타나 기증을 하게 됐고, 그 환자가 건강을 되찾게 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보람도 컸다”고 전했다.그는 “인생에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은 하고 싶은 일을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는 것이다. 그가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나에게 헌혈이다. 기쁜 마음으로 하니 생명을 나누는 일이지만 나에게도 힐링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이기준 헌혈자는 “100회 헌혈, 200회 헌혈할 때 8세, 4세였던 딸과 아들과 함께 헌혈의집에 가서 인증샷을 찍은 적이 있다. 500회, 700회 헌혈할 때 또한 여전히 건강한 아빠로서 훌쩍 커버린 아이들과 또 한 번의 인증샷을 남기고 싶다”며 버킷리스트를 전했다.헌혈을 희망하는 시․도민들은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공식 어플인 ‘레드커넥트’를 설치하면 나의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헌혈의집을 검색할 수 있고, 헌혈횟수, 다음헌혈가능일자, 헌혈 후 혈액검사 결과까지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