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총선특별취재반] 60대 이상의 노년층에게 선거는 각별하다.  4·10 총선 본투표장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은 자랑이 아닌 `당연한 권리`로 받아들이며 투표에 열성을 보인다. 10일 오전 대구경북의 투표소 곳곳에는 유난히 노년층 유권자들이 많이 눈에 띄어 이들의 높은 `투표 열기`를 보여줬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31일부터 이틀 동안 전국 유권자 15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2차 유권자 의식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에 따르면 60대는 89.0%, 70대 이상은 94.6%의 적극투표 의향을 드러냈다. 이는 18~29세(50.3%), 30대(68.8%)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이날 오전 9시쯤 포항시 북구 장성동 장성초등학교에 마련된 제9투표소를 찾은 김모(84) 씨는 두 다리가 불편하지만 10분 넘게 걸어와 투표를 했다. 그는 허리가 불편한지 투표소 앞의 난간을 짚으며 쉬기도 했다. 김씨는 "다리와 허리가 아파 투표하러 오기 참 힘들었는데 그래도 꼭 한 표 행사하고 싶었다"며 "한 표가 무서운 것 아니냐"며 웃었다.대구 남구 봉덕동 한 투표소도 유난히 고령층 유권자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지팡이를 왼손에 짚은 채 홀로 투표를 하러 온 이모(90) 씨는 소감을 묻자 "소감이랄 게 있나, 당연히 해야 하는 걸 한 거다"며 손사래를 쳤다.대구 중구 성내2동 투표소를 찾은 김순자(90) 씨도 최근 받은 다리 수술 때문에 거동이 불편한 와중에도 20분을 걸어 투표소까지 왔다고 했다. 김 씨는 "투표는 우리의 권리이기 때문에 매번 빠짐 없이 참여한다"면서도 "과거에는 경쟁을 했어도 지금처럼 서로 헐뜯고 싸우지는 않았다. 아이들에게 물려줄 세상이 어떻게 될 지가 걱정이 크다"며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했다.수십번의 선거를 치러온 노년층도 올해 비례대표 투표용지에는 혀를 내둘렀다. 글씨가 빼곡해 알아보기 힘들었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만석(81·포항시 남구 이동) 씨는 "이번에는 정말 비례대표 용지가 길더라. 내가 찍고 싶은 정당을 찾느라 한참 걸렸다"고 했다.청년을 위한 정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는 노인들도 많았다. 황연웅(65·영덕군 지품면) 씨는 "단순히 유권자가 많고, 충성심이 높다고 해 노년층을 공략하는 공약이 빗발치고 있는데 우리보단 다음세대, 청년을 위한 정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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