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는 대표적인 생활공간으로,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아파트는 전체 주택의 63.5%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듯 나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동료 등 주변 소중한 사람들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이렇게 쉼의 공간이 되어야 할 곳이 보이지 않는 화재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면 어떨까? 또한 아파트는 가장 오랜 시간 머무는 곳인데 나는 과연 화재 시 대피요령을 숙지하고 있을까? 최근 아파트 화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아파트 화재 발생 시 피난안전대책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동안 아파트 화재 상황에서 지상이나 옥상 등으로 우선 대피할 것이 강조돼 오히려 대피 과정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무조건적인 대피가 아닌 화재 발생 장소(자택ㆍ다른 장소), 피난 여건(세대 밖으로 피난 가능 여부), 화재 확산 상황(화염ㆍ연기의 실내 유입 여부) 등 화재 상황 판단 기준을 고려해 대피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2019년~2021년 화재통계에 의하면 아파트 화재 시 대부분(39.1%)이 대피 과정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며, 대피 과정에서 발생한 인명피해 중 다수(27.4.%)는 ‘연기(화염)로 인한 대피 불가 상태’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소방청이 발표한 ‘2019~2023년 아파트 화재 통계 분석’에 따르면 5년 동안 전국에서 1만4천여건의 아파트 화재가 발생했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화재 발생률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아파트 화재 발생 시 피난 안전대책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소방청은 아파트 화재 시 피난대책 강화를 통한 주거안전 향상을 위해 ‘아파트 화재대피 행동요령(안)’을 수립하였다. ‘불나면 대피먼저’ 보다는 화재 상황에 맞는 ‘불나면 살펴서 대피’가 핵심내용이다. 화재가 발생하면 우선 대피해야 한다는 기존의 지침이 더 많은 인명사고와 대피 중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동요령은 4가지 상황으로 구분되며 피난행동요령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① 본인의 집 화재로 대피가 가능할 경우다. 이때는 계단을 이용해 낮은 자세로 안전한 장소로 대피한다. 대피 시 출입문을 닫고 엘리베이터는 타지 않는게 중요하다.② 본인의 집 화재로 대피가 어려울 경우는 대피공간, 경량칸막이가 설치된 곳으로 대피하며, 대피공간이 없는 경우 화염 또는 연기로부터 멀리 이동해 문을 닫고 젖은 수건 등으로 틈새를 막고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③ 다른 곳에서 화재가 발생해 본인의 집으로 화염 또는 연기가 들어오는 경우, 대피가 가능하면 ①번과 같이, 대피가 어렵다면 ②번과 같이 한다.④ 다른 층에 화재로 자기집으로 화염 또는 연기가 들어오지 않는 경우, 세대 내 대기하며 화재 상황을 주시하고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 등을 닫는다.①~④번의 과정 중에 가장 우선시 돼야 할 것은 119에 신고하고 나의 위치를 알리는 것이다.모든 화재 상황에서의 ‘피난의 정확한 방법’을 수립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 모두, 각자 거주 중인 아파트의 상태를 평소에 파악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집집마다 아파트 환경에 맞는 대피계획을 짜고 소방·피난시설 사용법을 숙지하는 것이 대형 참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화재란 언제 어디서 그 누구에게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 올바른 화재대피요령과 소방시설 유지ㆍ관리를 통해 공동주택이라는 우리의 생활공간이 안전한 보금자리로 매김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