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민영일ㆍ조준영기자]총선을 27일 앞두고 박빙 지역구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가 쏟아지고 있으나 지지율 차이가 들쭉날쭉하다보니 신뢰감에 의문이 든다.
지난 한 달간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제22대 총선 관련 여론조사만 해도 무려 373건에 달한다. 하지만 비슷한 기간 같은 지역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도 여론조사기관에 따라 후보 지지율이 크게 엇갈리고 있어 유권자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극단적으로 `튀는` 여론조사 결과들은 배제하고 후보의 판세를 분석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총선을 앞두고 진행되고 있는 전국 격전지 후보 지지율 관련 여론조사는 조사기관마다 결과가 판이하게 갈렸다.이번 총선 최대 격전지인 인천 계양을의 여론조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지율 차이가 비슷한 기간 최소 3%p에서 최대 17%p까지로 엇갈렸다.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YTN 의뢰로 9~10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인천 계양을 선거구 유권자 중 이재명 대표를 뽑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2%, 원희룡 전 장관을 선택한 응답자는 39%(3%p 격차)로 나타났다. 반면 여론조사기관 메타보이스가 JTBC 의뢰로 지난 10~1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는 51%의 지지율을 기록, 원 전 장관(34%)을 17%p 앞섰다.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이 대표는 45%, 원 전 장관은 41%(4%p 격차)를 기록했다. 8일부터 10일까지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이 대표가 48%, 원 전 장관은 36%(12%p 격차)로 집계됐다.서울 마포을에서도 여론조사기관별로 지지율 차이가 벌어졌다.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정청래 민주당 의원을 뽑겠다는 응답은 49%,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장을 선택한 응답자는 33%로, 격차가 16%p 나는 걸로 나타났다. 12일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KBS의 의뢰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선 정 의원이 41%로 32%의 함 회장을 9%p 차이로 앞섰다.전문가들은 조사 방법의 차이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여론조사기관들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조사 방법은 전화면접과 ARS다. 전화면접은 사람이 직접 전화를 걸어 응답자가 음성으로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ARS는 기계음으로 질문을 한 뒤 응답자가 번호를 눌러 답하는 방식이다.통상적으로 전화면접이 ARS보다 신뢰도가 높다는 게 조사기관들의 중론이다. ARS 방식은 질문마다 일일이 번호를 눌러야 하는 번거로운 조사 방식 때문에 응답률 자체가 낮아 표본 대표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정치적 의견이 강한 정치 고관여층이 ARS 조사에 응하는 경우가 많고, 중도층이나 정치 무관여층의 의견은 반영이 어렵다.하지만 조사 방법의 차이로만 유권자들이 신뢰도를 따지긴 어렵다. 최근 언론사들이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시행한 여론조사들 다수가 전화 면접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 계양을의 경우 메타보이스가 JTBC 의뢰로 10~11일 실시한 조사는 전화면접으로 이뤄졌고, 엠브레인퍼블릭이 YTN 의뢰로 9~10일 실시한 조사도 전화면접으로 이뤄졌다.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한 조사도 전화 면접,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조사도 전화 면접이었다.전문가들은 넘쳐나는 여론조사 중 양 끝의 극단치는 제외하고 조사 결과를 읽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비슷한 기간에 이뤄진 조사 결과가 조사기관별로 극단적으로 차이가 난다면 여론조사에 편향(bias)이 생겼다고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가장 적은 수치가 나온 조사와 가장 높은 수치가 나온 조사는 빼고 여론조사를 수용하는 게 유권자의 혼란을 줄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특히 유권자의 관심이 높은 지역구일수록 여론조사가 많이 이뤄지는 만큼 `튀는` 결과도 눈에 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때는 특정 조사 결과만을 갖고 선거를 분석하려 하기 보단, 몇 주간의 여론조사 결과들을 놓고 후보의 오름세와 내림세 등 추세만 살펴보는 게 도움이 된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