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포스코의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실증 기술개발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신청 대상으로 확정하면서 포스코의 한국형 수소환원제철기술(HyREX) 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전략기획투자협의회에서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실증 기술 개발 사업’을 비롯한 10건을 신규 예비타당성 조사 신청 대상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포스코가 추진하고 있는 ‘탄소중립2050’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HyREX는 포스코가 지난 2007년 상용화에 성공한 파이넥스공법을 기반으로 기술개발에 나선 수소환원제철공법이다. 철강산업은 그동안 철광석에서 쇳물을 뽑기 위한 환원제로 코크스(석탄)를 사용함으로써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업종으로 지목받아 왔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2050년 산업 부문 탄소배출 감축 목표는 지난 2018년 대비 2억1000만t이며, 이 중 수소환원제철 전환 시 약 8630만t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차원에서도 미국과 유럽 등이 자국 외 제품에 대한 탄소국경세 적용에 적극 나서면서 철강업계의 탄소중립은 이제 생존경쟁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수소환원제철공법이란 기존 환원제인 코크스 대신 수소로 대체함으로써 탄소중립을 이뤄내는 공법이다. 그러나 코크스의 경우 환원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용광로 내에서 쇳물을 생산할 수 있지만 수소는 환원열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제철공정의 획기적 변화로 평가된다. 따라서 제철소의 용광로와 전로가 사라지는 대신 유동환원로와 전기로로 대체되는 등 제철공정 자체가 친환경적으로 바뀌게 된다.
포스코가 추진하는 HyREX공법은 철광석을 가루형태로 투입하기 때문에 철광석의 품질 제한을 받지 않는 데다 100% 그린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한다는 계획이어서 진정한 탄소중립까지 이뤄낼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누구도 나서지 못했던 미지의 기술인 데다 기존 상용기술인 파이넥스공법을 기반으로 하지만 유동환원로 추가는 물론 기존 사용하던 용융로 대신 전기로로 대체해야 하는 등 기술적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실증기술 개발을 목표로 포항제철소내에 100만t규모의 HyREX데모플랜트를 짓기로 하고, 지난 2022년부터 설계에 들어가 오는 2028년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또 데모플랜트를 통한 실증기술 개발에 성공할 경우 빠르면 오는 2031년 포항제철소 내 고로 3기를 순차적으로 수소환원제철로로 전환한다는 방침이지만 추정투자비만 20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재정적 부담도 크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HyREX에 힘을 실어주면서 빠르면 올해부터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돼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