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카타르 아시안컵 4강 탈락에 이어 선수들 간 `몸싸움` 문제까지 불거진 데 대한 책임을 물어 위르겐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난 16일 전격 해임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취임한 지 11개월 만에 도중하차한 것이다. 문제는 글린스만 감독만 교체한다고 최근에 불거진 손흥민-이강인 선수간의 하극상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느냐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선수의 몸싸움은 국민들에게 놀라움과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무엇보다 선수들간에 지경이 되도록 손 놓고 있었던 클린스만 감독의 책임이 가장 크다. 경질되는 것이 마땅하다. 또 감독 못지않게 축구협회의 책임도 크다. 이제 곧 미국 월드컵 예선전을 앞둔 마당에 터진 선수들간의 불상사는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축구팬과 국민들이 실망하는 이유는 4강 탈락이라는 성적표 때문이 아니다. 황금세대라고 불리는 우수한 선수들을 모아 팀을 꾸렸음에도 경기력이 형편없었는데 알고 보니 선수들 간 갈등과 불화가 경기력을 떨어뜨렸고, 감독은 이를 수수방관하는 등 국가대표팀이라 부를 수 없는 실체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협회의 대응도 문제다. 팀 내 불화를 조정하고 선수들을 보호하는 게 협회의 역할임에도 그대로 노출해버렸다. 협회를 향한 비난을 감독과 선수들에게 떠넘겼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따지고 보면 감독 선임부터 잘못됐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 능력이 부족하고 태도도 불성실하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과 덜컥 계약해 이런 사달을 만들었다. 클린스만과 코치진 잔여 계약기간에 대해 지급할 위약금만 100억원에 달한다는 소식은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붓는다. 이런 계약 구조를 짜놨으니 클린스만도 도덕적 해이를 보인 것이다.축구협회는 한국 스포츠의 대표적인 그중에서도 특별한 존재다. 월드컵, 아시안컵 등 국제대회가 많고 팬층도 가장 두텁기 때문이다. 연령별 대표팀을 운영하고, 유소년 축구대회를 개최하며 꿈나무를 육성하는 것도 축구협회 소관이다. 하지만 협회는 축구행정을 선진화하는 데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유소년 축구 지원과 프로리그 활성화 측면에서 유럽은 물론 일본에도 한참 뒤졌다. 감독 1명 경질한다고 해서 한국 축구의 문제가 해결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2026 미국월드컵에서 다시 온 국민이 대한민국을 외치게 하려면 축구협회부터 먼저 쇄신해야 한다. 이번 선수들간에 터진 하극상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다시 전력을 가다듬어야 한다. 하지만 한번 마음 상한 손흥민 선수가 당장 대표팀에 복귀할지도 의문이다. 한국축구가 초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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