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13일부터 공천면접을 시작했다. 타 지역은 몰라도 대구·경북(TK)은 현역들의 무덤이 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미 낙동강 전선의 PK(부산경남)도 현역들의 험지 차출로 어수선한 가운데 그 불똥이 TK쪽으로 옮겨오고 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공천 신청자 중 부적격 판정을 받은 사람을 제외한 820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본다. 여권 험지로 꼽히는 서울과 제주, 광주를 시작으로 닷새 동안 이어진다. 여권의 텃밭인 TK지역은 16∼17일 양일간에 걸쳐 진행된다. 면접을 앞둔 TK지역은 본선보다 더 치열한 예선전이 벌어지는 것이다. 당 지지도가 높아 공천을 받으면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대통령실 참모, 전직 의원, 인지도 높은 원외 인사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공천 경쟁이 과열되면서 각종 마타도어가 난무하고 상대를 비방하는 흑색선전까지 등장하고 있다. 당 공관위가 나서 비방 자제를 당부하고 있지만 먹혀들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TK 현역의 교체를 어떤 식으로 할 건가가 관심사다. TK지역 25명의 현역 중 김희국(군위·의성·청송·영덕) 의원은 공천을 신청하지 않아 불출마가 유력해 보인다. 추경호(대구 달성) 전 경제부총리와 정희용(고령·성주·칠곡) 의원은 사실상 단수 공천된 상태다. 문제는 남은 22명이다. 이들마저 험지 차출설이 나돌고 있다. PK와 같은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서병수·김태호 의원은 PK지역 내 험지로 지역구를 옮겼고, 조해진 의원도 당으로부터 김해 출마를 요청받은 상태다. TK 현역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TK지역은 PK지역과 달리 험지나 민주당 의원이 없다. PK처럼 ‘자객 공천’ 적용을 통한 중진 희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다보니 당 지도부도 TK공천을 놓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TK현역의원 교체율이 64%에 달했던 가운데 TK쇄신 흐름을 이어갈 뾰족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진들에 대한 불출마를 요청하거나 다소 경쟁력 있는 의원들을 수도권으로 배치하려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마저도 여의치 않아 이래저래 고민이 깊다. 또 우려되는 대목은 TK에서 나올 수 있는 공천 잡음을 당 지도부가 최소화할 수 있느냐가 관심사다. TK지역 공천자 윤곽은 2월 말 또는 3월 초에 드러난다. TK지역 공천 탈락자가 제3지대 또는 무소속 출마를 잠재우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왜 TK 현역들에게만 이런 희생을 강요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