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문경시 신기동 육가공공장 화재 진압 현장에서 젊은 소방관 2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충격과 아픔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 1월 31일 밤 신고를 받고 가장 먼저 출동한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김수광(28) 소방교와 박수훈(36) 소방사는 "공장 안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주저 없이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인명 수색 도중 고립됐고 8시간 만에 시커먼 주검으로 돌아왔다.이들 두 소방관은 신고 접수 8분 만에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고 “건물 안에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말에 불길 속으로 들어갔다가 참변(慘變)을 당했다. 두 영웅의 고귀한 희생은 죽음까지 무릅쓰고 임무를 수행하는 공직자의 확고한 사명감과 자세를 새삼 일깨워 준다.특히 소방공무원 6년 차인 김 소방교는 지난해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한 뒤 구조대에 자원할 정도로 뛰어난 역량과 투철한 사명감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또 특전사 출신으로 소방공무원 2년 차인 박 소방사는 평소 ‘나는 소방과 결혼했다’고 얘기할 만큼 사람을 구하는 일에 소방관으로서 확고한 자부심과 긍지가 남달랐다고 한다. 특히 두 소방관은 지난해 여름 경북 북부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 당시 문경·예천 일대에서 실종자를 찾는 68일간의 수색활동에도 적극 참여해 공직자로서 책임감이 남달랐다고 한다.윤석열 대통령은 순직 소방관을 애도하고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고,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영결식에서 이들에 대해 1계급 특진을 추서하고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현장의 근무환경을 더욱 살피고 소방관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는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 대한민국 소방관은 가장 존경받는 직업 1위로 꼽힌다. 국가 안전과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소방관들이 현장에서 더 이상 희생되지 않도록 근본 대책 마련이 매우 시급한 실정이다.정부와 여당도 소방관 안전 대책과 처우 개선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뒷북’이자 ‘면피용(面避用)’이라는 인상을 지울 길이 없을 것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5년간 공무 도중 다치거나 순직한 소방공무원은 4천858명에 이른다고 한다.과거에도 대형 화재로 소방관들이 희생될 때마다 인력 충원과 장비 개선 등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沸騰)했지만 별반 달라진 게 없다고 한다. 재난현장과 괴리된 땜질식 응급 대책만 남발하다 보니 비극의 악순환이 끊이질 않고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소방관의 처우와 작업 환경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도 매우 긴요하고 시급한 실정이다. 인명 수색 로봇과 드론, 열화상 카메라 등 소방관 안전을 위한 최첨단 필수 장비를 서둘러 확충해야 한다. 아울러 임무 수행 중 생명을 바친 소방관과 유족에게는 합당한 예우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제 정부와 정치권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화재 안전 대응 지침과 조직 구조, 지휘 체계 등을 면밀하게 분석 점검해 확실한 재난 대응 매뉴얼 특단대책을 강구 더 이상 비극의 악순환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우리모두는 간절히 바란다. 오늘도 화재와 재난 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을 응원하며, 두 소방 영웅의 고귀한 희생에 삼가 애도와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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