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이번주부터 4·10 총선후보 공천 신청 접수를 시작하면서 TK(대구·경북)지역 현역의원들에게도 공포(컷오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당초 시스템 공천과 경선을 원칙으로 내세웠던 공관위가 최근 추가로 내놓은 공천룰 때문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새로운 공천룰은 공관위원 재적 3분의 2 이상 의결을 하면 총선후보자를 바꿀 수 있고, 최대 50곳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하겠다는 내용이다. 다시말해 공관위가 심사 폭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이 공천룰이 적용되면 TK 현역 대부분이 공천을 장담할 수 없다. 현역에겐 더 이상 공천을 주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그야말로 TK에 공천 대학살이 예고되고 있다. 현역을 물갈이할 경우 보통 ‘의원 개인 지지율’과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을 비교하는 교체지수를 적용하는데,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교체지수 허들’을 통과한 현역은 거의 없다. 여당 지지율이 타지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TK현역들은 공관위에 지역 특성을 감안해 달라는 뜻을 전달할 예정이지만 공관위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TK지역 공천은 최대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공관위는 공천 접수 후 수도권에서 ‘험지’로 분류되는 지역부터 후보를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TK지역을 비롯한 보수텃밭은 현역 반발을 고려해 가장 마지막에 후보 추천이 이뤄질 전망이다.한동훈 비대위는 출범 당시 ‘우리 정치문화를 완전히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여당의 공천과정이 험난하다는 것을 예고한 것이다. 현역의원을 ‘혁신’이라는 명분으로 젊은 세대로 교체할 경우 심각한 후폭풍이 몰아칠 것이다. TK지역 현역 상당수가 뚜렷한 이유 없이 공천에서 탈락하면 무소속이나 신당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개혁신당에서 영남권 현역 중 합류할 분이 있다고 일찌감치 말한 것은, 공천탈락을 염두에 두고 개혁신당에 합류할 생각을 굳힌 현역이 있다는 얘기다. 이번 공천과정은 한동훈 위원장의 정치력을 시험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공관위가 TK만큼은 독립적으로 투명하게 공천업무를 해야 한다. 자칫 ‘대통령실 입김’이 작용한다는 말이 나오면 보수텃밭 민심이반은 불을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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