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 인사를 단 한명도 포함시키지 않아 TK 정치권이 발끈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의 일등공신이었던 TK에 홀대도 이런 홀대는 없다. 그동안 국힘을 짝사랑해왔던 보수텃밭 민심도 이번 일로 싸늘하게 식을까봐 걱정된다. TK인사로는 선출직인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달서구을)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하지만 그는 공관위 업무에 실질적으로 개입할 수 없는 입장이어서 보수 텃밭의 목소리를 대변할 인물은 단 1명도 없는 셈이다. 따라서 TK 후보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일단 출발을 해야 한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 11일 총선에 나설 후보자 공천 작업을 총괄할 공천관리위원 인선결과를 발표했다. TK인사는 단 1명도 없었다.
공관위 인사를 보면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친윤(친 윤석열) 핵심 인사이자 당 인재영입위원장인 이철규 의원, 비례대표인 이종성 의원, 장동혁 사무총장이 포함됐고 외부 인사로는 문혜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유일준 변호사, 윤승주 고려대 의대 교수, 전종학 세계한인지식재산전문가협회 회장, 전혜진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이사, 황형준 보스턴컨설팅그룹코리아 대표 등이 포함됐다. 국힘 공관위의 이같은 TK 배제 배경에는 당의 이미지 변신을 위해 TK 출신이 희생양이 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보수텃밭인 TK만 매번 이런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TK가 이런 찬밥 신세인데도 불구하고 현 정권 대통령실 근무자와 내각 출신들은 4월 총선 출마를 위해 TK로 우르르 몰려들고 있다. TK는 사실상 `공천=당선` 공식이 성립되는 보수 텃밭이다보니 누구나 깃발만 꼽으면 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들은 윤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본인이 당선이 되면 윤 정부의 성공을 위해 모든 열정을 쏟겠다고 한다. TK 민심을 국힘 공관위에 전달할 통로가 막혔는데도 여권 핵심과 가까운 인사들이 TK로 몰려오는 기형적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러다보니 지역 민심을 무시한 용산발 낙하산식 공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TK의 숙원인 대형 현안들을 풀려면 보수텃밭에도 중량감 있는 중진 등 다선 의원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최근 국힘의 기류를 보면 TK 초선은 물론 중진도 모조리 쳐낼 분위기다. 이로인해 이제 `국힘 짝사랑도 접어야 할때`라는 볼멘 목소리도 나온다. 짝사랑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