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범대위’가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퇴진에도 불구하고 사외이사들까지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도(度)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이 단체의 요구는 글로벌 기업에 대한 지나친 경영권 침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단체가 바라던대로 최정우 회장이 물러나면 단체활동도 접어야 하는게 마땅하다. 그런데 이제와서는 사외이사 전원도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국내 재계 서열 5위이자 글로벌 기업인 포스코그룹의 사외이사 선정은 엄정하고 공정하다. 주주들도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포스코 사외이사들을 퇴진하라고 요구하는 이 단체의 진의(眞意)가 과연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동안 포항범대위와 각을 세웠던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오는 3월 물러난다. 최 회장 스스로가 지원서 제출을 포기했는지, 아니면 어떤 외부의 압력에 의해 지원서를 제출하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포항범대위가 바라는대로 최 회장이 물러나면 자신들의 행위도 멈춰야 하는게 순리가 아닌가. 그런데도 이제와서 사외이사들까지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것은 또 다른 흑심(黑心)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러다보니 포항범대위가 누굴 위해 이 같은 도 넘는 행위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인가, 아니면 제 3의 인물을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에 앉히고 싶어서 그런 것인지,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 단체의 요구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포항범대위에는 포스코에서 퇴직한 모 인사가 공동 고문으로 돼 있고 K, C, H모씨 등 포스코 출신 퇴직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이번 사외이사 퇴진 요구도 포스코 출신 퇴직 인사들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이 단체가 최 회장에 이은 사외이사까지 퇴진을 요구하고 나서는 진짜 이유는 뭘까. 이 단체가 바라는대로 최 회장이 물러나기 때문에 더 이상 명분도 없어졌다. 그런데 사외이사까지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설득력도 없을뿐더러 자칫 오해의 소지를 불러올 수 있다. 포항범대위는 내일(11일) 서울로 상경, 포스코센터와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최정우 회장 퇴출과 함께 사외이사 전원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고 한다. 이들의 상경 집회가 과연 포항시민을 위한 것인지 다시 한번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