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포항영일신항만(PICT)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는 암울한 소식이 들려 안타깝다. 지난 2009년 8월, 야망차게 개항한 PICT가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다는 소식은 포항시민은 물론 경북도 전체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신항만 측은 올들어 대형선사와 물류전문기업을 대상으로 매각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부채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PICT의 최대주주는 대림건설(29%)이며, 포스코건설과 코오롱건설 등 국내 6개 건설사, 그리고 경북도와 포항시(각 10%씩 지분보유)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신항만 측 내부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매출액은 51억6000여만원이다. 국내 항만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것을 감안하더라도 부산 항만사들과 비교하면 매출액 규모가 초라하기 짝이 없다. 부산항만공사와 부산신항만(주)의 지난해 매출액은 각각 3357억원, 2904억원이다. PICT의 지난해 영업 순이익률도 146%로 뚝 떨어지면서, 2022년말 기준 부채(1655억3000여만원)가 자산(1095억6000여만원)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물동량 확보를 위해 연간 35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신항만측은 매년 45~85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조달하기에도 급급한 상태다. 재무능력이 한계상황까지 온 것이다. PICT가 ‘돈 먹는 하마 신세’로 전락한 원인은 근본적으로 대구·경북지역 컨테이너 시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일신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5만8443TEU를 기록했다. 감가상각비를 충당할 수 있는 마지노선(20만TEU)의 30%에도 미치지 못한다. 신항만 물동량의 30%를 차지했던 쌍용 완성차의 분해 수출이 루블화 폭락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중단된 탓도 크다.PICT가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려면 지자체와 협력해 선박 물동량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 2009년 창업정신으로 돌아가 컨테이너 물동량이 비교적 많은 대구와 구미지역 기업을 비롯해 대형화주들을 대상으로 맨투맨식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해외시장의 경우 지금처럼 러시아나 중국에만 너무 의존하지 말고, 미주나 유럽의 원양항로 개척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북도와 포항시의 적극적인 협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 PICT 혼자 아무리 발버둥쳐봐야 역부족과 한계를 느낄 것이다. 민관의 협력없이는 정상화가 어렵다. 물론 여기엔 PICT의 뼈를 깎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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