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기득권 싸움으로 흘러갈 것 같았던 내년 총선 기류가 갑자기 변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의 사퇴와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신선한 충격이었을뿐만 아니라 혁신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 이대로 가다간 국힘이 내년 총선에서 폭망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내린 어려운 결정이라 생각한다. 국민의힘이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열고 있다는 증거다. 여야의 혁신위원회는 기존 지도 체제가 흔들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라는 비판 역시 동시에 받았다. 하지만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과제로 내걸었던 ‘당 지도부와 친윤, 중진의 불출마’가 일부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역시 변화의 불가피성에 국민과 다르지 않은 인식을 갖고 먼저 보여 주었다. 문제는 더불어민주당이다. 국민의힘에서도 비상대책위원장 인선 등 갈 길을 놓고 다양한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일단 변화로 방향을 잡은 만큼 대세를 거스를 이유는 없다. 반면 진보적 가치를 앞세우는 민주당이 변화에 더딘 속성을 가진 보수 여당보다도 크게 정체돼 있는 현실은 안타깝다. 무엇보다 집안싸움에 골몰하며 아예 쇄신에 뜻이 없는 것으로 비치고 있는 현재의 민주당 상황이 내년 4월로 다가온 총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리 만무하다.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공언하고 나선 것도 당 지도부의 혁신 불감증에 민심이 멀어지는 것과 무관할 수 없다. 여기에 이 전 대표를 총질하고 나서는 민주당의 내부문제도 심각하다. 결국 변화를 보여 주지 못하면 국민의 마음을 잡을 수 없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사당화’ 동조 세력만으로 총선을 치르려 한다. 이름을 거론하기도 민망한 구시대 정치인들이 잇따라 출마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것도 이 대표 체제의 퇴행이 낳은 부작용이라고 본다. 이 상태로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이제라도 정치권은 얼마나 빨리, 얼마나 과감하게 변화하고 혁신하느냐에 달렸다. 국민의 마음을 돌릴라면 변화하고 또 변해야 한다. 민주당의 지금과 같은 안이한 태도로 내년 총선에서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 더욱이 180석 운운하고 나서는 자만에 빠져서는 더욱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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