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정다원기자]본격적인 과메기철이 돌아왔다. 포항에 20~30년쯤 살았다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해구식당’, 포항서 가장 오래된 전통 과메기식당이다. 포항 중앙상가 뒷골목에서 48년째 과메기 하나만 고집하며 식당을 운영해 온 해구식당 지영자 사장을 만나봤다. 지금은 큰 딸 김자형씨와 공동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장사한지 얼마나 됐나. △한 47~8년 됐다. 포항에서 가장 오래된 과메기집이다.
-유명세를 타게 된 계기가 있다면.△우리는 홍보를 직접 해본 적이 없다. 아무래도 가장 오래된 과메기집이다보니까 손님들이 알아서 먼저 입소문을 냈다. 그러다보니 신문에도 나오고, 방송 출연도 하고 다들 알아서 찾아온다. 우리는 온라인 판매도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원래 포항에서 우리 식당을 아는 사람들이 와서 먹고, 타지에 나가더라도 꼭 우리집에 주문을 한다. 그래서 유명세를 타게 된 것 같다. -사장님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다. 잘 지내셨는지.△하하. 보다시피 나이가 들어 여기저기 물리치료 받으며 지낸다.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 대학생 때 과메기 먹으러 왔다가 지금 머리가 하얗게 쉬어서 가게로 찾아오는 손님들을 볼 때마다 내 나이도 먹은 걸 실감한다. -옛날엔 통 과메기를 갈라 신문지에 싸서 기름을 뺐다고 들었는데, 아직도 이런 방식으로 만드는지.△아니다. 옛날에는 우리가 신문지에 직접 싸서 다 말려서 팔았는데 요즘은 포항시 위생계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큰 덕장 공장에서 말려 온 것을 판매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과메기는 덕장 공장에서 받아서 쓴다. 하지만 여전히 미역, 채소나 고추장은 우리가 직접 장을 봐서 만든다. -과메기 가격은 어떻게 되나.△1세트에 3만원한다. 1세트가 두 사람 먹으면 되고 마리는 10쪽 정도다. 옛날에는 꽁치였지만 요즘에는 금치다. (웃음) -옛날이랑 지금이랑 달라진 점이 있다면.△옛날에는 손님들이 식당에서 먹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안한다. 나이가 들면서 7년전 쯤부터 택배 포장 전문으로 바꾸었다. 사실 운영방식이 바뀌면서 전부터 찾아오던 단골손님들이 매우 아쉬워한다. 먹고 가고 싶다고 다시 전환할 생각 없느냐고 묻지만, 힘들어서 그럴 생각이 없다. 옛날에는 포항시장님부터 지역의 유명인사들도 많이 왔다.-언제까지 장사를 할 수 있겠나.△이제는 가업이다. 나는 간단한 일만 도와주고 요즘은 큰 딸과 막내 딸이 거의 맡아서 한다. 앞으로 100년 이상 가려면 대대손손 이어가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