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에서 `아랍의 봄` 여파로 30년 만에 독재 정권이 무너졌음에도 여전히 핵심 요직을 차지하고 있던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의 잔당 세력들이 마침내 축출됐다.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대대적인 군부 개편을 단행하고 살레 전 대통령의 장남 아흐메드를 비롯해 조카 아마르와 타레크 야히아 등을 군부에서 축출했다고 현지 관영 언론이 보도했다.
이번 군 조직 개편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6대대로 구성된 국방예비군(DRF)의 신설이다. 이들 부대는 쿠데타 등을 방어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하디 대통령은 최정예 공화국수비대 사령관이었던 아흐메드를 아랍에미리트(UAE) 주재 예맨 대사로 임명, 군부의 핵심 요직에서 물러나게 했다.
살레의 조카인 아마르 국가 안보 부책임자와 타레크 야히아 중앙보안군 사령관도 각각 에티오피아와 독일 육군 무관에 배치됐으며 최측근인 알리 모흐센 알-아흐마르 사령관은 하디 대통령의 고문으로 임명됐다.
이들은 개혁을 추진하고 알 카에다 연계 세력을 소탕하려는 예멘 새 정부의 행보에 걸림돌이 된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며, 이 때문에 예멘 내부에서는 군부 개편에 대한 요구가 빗발쳤다.
이제 살레의 최측근들이 군부 권한을 빼앗기면서 미국의 지지를 받는 하디 정부의 개혁이 속도를 내게 될 전망이다.
이날 정부의 개편 발표가 이뤄진 이후 수도 사나와 최대 도시 중 하나인 타이즈 지역에서는 폭죽이 터지기도 했다.
한편 하디 대통령은 살레 전 대통령이 건강검진과 치료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사이 군부 개편을 단행했다.
살레 전 대통령은 권좌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정치 활동을 계속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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