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의원의 4·24 재·보선 지원 여부가 여전히 말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모양새다.
문 의원이 자신의 지역 기반인 부산의 영도에서 실시되는 김비오 후보의 재선거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된 11일 현재까지도 똑부러진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문 의원은 지난달 28일 기자들과 만나 "부산에서 치러지는 선거이기 때문에 저도 나름대로 돕긴 해야 하는데 어떻게 도울지는 모르겠다"고 지원 필요성을 거론한 바 있다.
또 김영록 당 사무총장은 지난 5일 문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영도 재선거 지원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그러나 문 의원은 지난 8일 당 지도부가 부산에서 개최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불참한 데 이어 이날 김비오 후보의 출정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문 의원 측은 선약이나 다른 일정 때문에 불참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문 의원 측에서는 비록 문 의원이 대선 패배의 직접 책임이 있는 당사자이긴 하지만 대선 후보에 걸맞은 정중한 요청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불만도 없지 않다.
특히 당 대선평가위원회가 문 의원의 리더십이나 선대위 구성, 후보단일화 과정 등을 패배의 요인으로 지적한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문 의원의 입지를 더욱 좁혔다는 불편한 마음도 적지 않아 보인다.
비주류인 문병호 비대위원은 평가보고서를 근거로 문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측근은 "뒤에서 등에 칼을 꽂아놓고 재·보선 지원에는 나서달라고 하는 모양새는 좋지 않다"며 "최근 흐름을 볼 때 당이 진정으로 문 의원의 지원을 바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 의원이 13일부터 선거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재호 부산시당위원장은 "문 의원의 유세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13일부터는 영도 지역구를 돌면서 유세도 하는 등 본격적으로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 의원의 한 측근은 "문 의원이 어떤 방식으로 돕는 것이 좋을지 숙고하고 있다"며 "어느 시기에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해 온도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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