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결국 참가자 전원 조기 철수라는 파행으로 일단락돼 아쉬움만 남겼다. 새만금 잼버리 시작 전까지만 해도 정부의 관련 브리핑은 장밋빛 일색이었다. 또 한번의 경제 도약과 국격 상승까진 아니더라도 침체 일로의 지역 경제는 살릴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만3천명이 참가하는 최대 국제 청소년 행사부터 서울 여의도 면적의 3배(8.84㎢·267만평)에 달하는 엄청난 宿營地, K팝 확산 등 1조 3천억원이 넘는 경제효과까지 기대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한국·일본 월드컵,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였다.대규모 인원이 참가한 국제대회가 대회 일정과 장소가 바뀌면서 기대했던 지역 홍보 효과는 커녕 조기 철수라는 오명만 남기게 됐다. 애초 기대했던 수조원의 경제효과는 오히려 총체적 부실로마이너스가 될 상황이 됐고, 기대가 컸던 도민들의 마음에도 상처만 남겼다는 지적이다. 새만금 잼버리가 부실준비 등으로 비판을 받으면서 지난 6년간 예산 1천171억원은 도대체 어디 쓰였느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중 일부가 공무원들의 외유출장에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와 함께 관련 부처와 전북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자체 공무원들이 잼버리를 공부하고 홍보하겠다며 잼버리가 열리지 않은 국가들을 방문하고, 잼버리와 상관없는 와인 축제에, 크루즈 투어까지 한 것으로 확인된 상황에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정부 주무 부처인 여가부와 지자체는 논란이 일자, 자체예산으로 다녀온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해외 출장경비가 국가 예산과 자체예산을 따지기 전에 행사 준비 총체적 부실에 대한 책임을 따지는 것이다.정부 부처와 지자체는 국가 망신을 기상이변으로 변명해서는 안된다.
세계 150개국 청소년이 참가한 사상 최악이라는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새만금 야영지를 떠나 전국 8개 시도로 흩어져 잼버리 행사를 이어갔다.그동안 새만금 잼버리는 폭염과 시설·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온열 환자가 속출하면서 세계적 비난과 우려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바다를 메운 습지 벌판에서 장마에 뒤이은 폭염이 찾아오는 시기에 잼버리 대회를 개최해 피해가 더욱 컸다. 애초부터 여러 가지 문제가 예상됐는데도 불구하고 철저한 준비가 부실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폭염·폭우가 예상되는 8월에 열리는 대규모 야영 대회인데 간척지를 야영지로 정한 것은 박근혜정부 탓이라 치자. 1991년 고성 잼버리 이후 두 차례나 개최되는 6번째 국가다. 2017년 새만금이 25회 잼버리 개최지로 선정된 이후 7년간의 준비는 말 그대로 숫자에 그쳤다.또 숱한 국제 행사를 성공리에 치러낸 노하우는 커녕 국가로서 기본적인 재난안전관리 능력은 찾아보기 힘들었다.세계스카우트연맹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잼버리 100년 역사상 이렇게 복합적인 문제에 직면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이것은 폭염과 태풍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조직위의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을 비판한 것이 분명하다. 이제 정부는 국가 망신을 자초한 여가부와 관련 부처는 물론 전라북도의 부실준비에 대한 철저한 감사와 수사가 이뤄져 이후부터는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기를 우리모두는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