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신일권기자]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HyREX(하이렉스, 수소환원제철)로의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포스코는 조속히 HyREX를 완공해 선진국들의 무역장벽을 극복하고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공유수면 매립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포스코는 공유수면을 매립하고, 그 위에 수소 기반 친환경 HyREX 고로를 건설해 기존 고로를 차례로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내년 3월까지 바다 매립 허가를 받고, 2027년까지 호안을 축조하고, 2031년 HyREX(수소환원제철) 포항 1기 고로를 착공(2032년 준공)하고, 2041년까지 부지조성을 완료하고, 2050년 수소환원제철을 완료한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수소환원제철을 위한 용지는 영일만 포항제철소와 연접한 공유수면 135만㎡(약 41만평)다. 하지만 넓은 부지가 확보된 광양과 달리 포항은 부지가 확정되지 않아 일정이 지연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 탄소중립 시대 전환의 필요성△글로벌 트렌드는 지속가능성을 필두로 한 ‘탄소중립·친환경’이 최대 이슈 탄소중립이란 우리가 배출하는 탄소의 양과 흡수·제거하는 탄소의 양을 같게 만들어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이다. 글로벌 탄소중립 산업 시장은 탄소 감축(수소환원제철 등) 기술 산업 분야, 수소 생산기술 및 인프라 분야, 에너지 산업 분야, 탄소 포집 및 재활용 분야 등 기후변화 대응 위한 제반 산업분야로, 세계 시장 규모는 21년에는 22조 130억달러이나 32년에 193조 1,475억달러로 11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탄소중립 시대 전환은 기업 생존에 직결될 냉엄한 현실 유럽, 미국은 탄소배출을 新무역장벽으로 활용하여 자국 제조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고객사, 투자자도 탄소중립을 주평가요소로 반영, 요건 미 충족 시 기업 실적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 국가별 탄소중립 지원 현황△ 해외 정부는 탄소중립 전환을 자국 제조업 경쟁력 강화, 경제성장의 기회로 활용 선진국들은 탄소 중립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한국을 비롯한 신흥 철강 강국에 빼앗긴 산업 주도권을 되찾고 에너지 대전환에서 촉발된 산업 대전환 시대에 자국 제조업 경쟁력을 보호하고, 경제성장의 기회로 삼기위해 전방위적 지원을 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제조업의 근간인 철강산업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경쟁력 있는 탄소 중립 전환을 위해서는 정책적·제도적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 EU는 총 예산 3,000조원의 30%인 853조원을 그린딜 실행에 배정, “경쟁력 있는 탄소중립 전환”을 추구하고 있으며,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 지원금의 84%인 480조원을 투입하여 “기술패권국 유지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그린트랜스포메이션 기금 1,500조원 투자로 “잃어버린 30년의 일본경제”를 회복시켜 성장 연계한다는 계획이며, 중국은 정부 특성상 “대형 국영 기업 주도의 탄소감축” 설비 투자 및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 기술 소개 및 진행 현황△ 수소환원제철과 HyREX 구분 수소환원제철은 화석연료 대신 수소(H2)를 사용하여 철을 생산하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수소환원제철은 철강 제조과정에서 물(H2O)가 발생하기 때문에 철강 제조과정에서 탄소배출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 HyREX(Hydrogen Reduction)는 포스코가 보유하고 있는 파이넥스(FINEX) 유동환원로 기술을 기반으로 가루 상태의 철광석과 수소를 사용하여 쇳물을 제조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이다.△철강 제조 공정 비교 전통 제철공정은 철광석과 석탄을 고로에 넣고 뜨거운 공기를 불어넣으면 석탄이 연소되어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가스가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는 환원반응 일으킨다. 동시에 철광석을 녹이는 용융반응 일으키며 쇳물 제조, 즉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는 환원반응과 환원된 고체 철을 녹이는 용융반응이 석탄에 의해 고로 내에서 동시에 이루어진다. 수소환원제철공정은 환원반응과 용융반응이 `유동환원로`와 `전기로`에서 분리되어 발생한다. `유동환원로` 철광석을 고온으로 가열된 수소와 접촉시켜 고체 철을 제조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직접환원철(DRI, Direct Reduced Iron)를 전기로에서 녹여 쇳물 생산한다.△포스코 HyREX 유동환원로와 해외 철강사 샤프트(Shaft) 환원로의 차이점 첫째, 원료 자체의 차이다. 샤프트환원로는 철광석을 파쇄·선별한 후, 일정한 크기의 구형으로 가공한 펠렛(Pellet)을 사용하나,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유동환원로는 별도의 가공없이 광산에서 채굴한 가루 상태의 철광석(분광)을 그대로 사용한다. 둘째, 원료와 수소 환원가스와의 접촉 방식의 차이다. 샤프트환원로는 고온의 환원가스인 수소가 환원로에 안에 쌓여 있는 펠렛의 사이사이 빈 공간을 아래에서 위로 지나가며 펠렛의 환원반응을 일으킨다. 이렇게 환원된 펠렛은 환원로에 들어온 순서대로 DRI가 되어 밖으로 나간다. 환원가스가 펠렛 사이을 원활히 지나가려면 환원로 내 통기성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일정한 크기와 강도를 확보할 수 있는 형태인 펠렛으로 철광석을 가공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반면 유동환원로는 고온의 환원가스가 환원로 하부의 분산판을 통해 골고루 분사되어 가루 상태의 철광석을 공중으로 띄워 액체를 혼합하듯이 서로 뒤섞으면서 환원반응을 일으킨다. 이렇게 환원된 철광석 분광은 4단계로 된 계단 형태의 다단환원로를 거쳐 DRI가 되어 밖으로 나간다. 이 같은 접촉 방식의 차이로 인해 유동환원로는 철광석을 펠렛으로 사전 처리하지 않고 분광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탄소 배출의 차이다. 일반적으로 펠렛 1톤 생산 시 50~150 kg의 CO2가 발생한다. 이는 샤프트환원로가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펠렛 제조에 사용되는 에너지도 풍력, 태양광 같은 그린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철광석 분광을 그대로 사용하는 유동환원로는 펠렛 가공과정에서의 탄소배출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포스코가 HyREX 기술을 개발하는 이유 먼저, 원료의 측면에서 HyREX는 철광석 분광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원료 확보가 용이하고 생산 원가가 경제적이다. 다음으로 설비기술의 측면에서, 유동환원로는 샤프트환원로 대비 환원로의 온도 제어에 유리하다. 환원로의 열이 부족해지면 철광석은 환원불량을 일으키기 때문에, 수소환원제철에서 환원로의 온도 제어 기술은 매우 중요하다. 석탄이나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이용한 철광석의 환원반응은 자체적으로 열을 발생시키는 발열반응이 일어나지만, 수소는 철광석과 접촉 시 주변의 열을 흡수하는 흡열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환원로 내부의 열은 쉽게 부족해진다. 즉, 온도 저하로 환원불량이 일어나지 않도록 외부에서 환원로에 열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제어해줘야 하는 것이다. 환원로의 열은 산소와의 반응열로 뜨겁게 데워진 고온의 수소 환원가스를 통해 공급되는데, 유동환원로는 여러 개의 반응기가 계단 형태로 구성된 다단환원로로 이루어져 각각의 반응기 별로 산소 추가 투입을 통한 온도 제어가 가능하고, 반응기 하부뿐만 아니라 벽부에서도 가열이 가능하기 때문에 900℃ 이하의 환원가스 주입 만으로도 충분한 환원반응이 가능하다. 반면 샤프트환원로는 단일 환원로로 이루어져 하부에서 주입되는 환원가스의 열로만 환원로 전체의 온도를 제어해야 하기 때문에 환원로 상부의 온도가 저하되기 쉬워 1000℃ 이상 고온의 환원가스 주입이 필요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년 10월 보고서에서 2030년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전망에 대해 샤프트환원로를 100% 수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환원로의 열 부족과 원료 제한을 극복하는 기술 개발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HyREX 기술 상용화 계획 포스코는 정부 및 국내 철강사와 협업하여 2028년까지 포항제철소에 연산 100만톤 규모의 시험설비를 건설할 예정이다.(정부 국책과제) 또한 Pilot 단계 없이 2025년부터 Demo 단계에 돌입, 2030년까지 HyREX 기술을 검증할 계획이며, 2050년까지 포항/광양제철소의 기존 고로 설비를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여,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수소환원제철 용지 조성 사업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건립을 위해 포항제철소 인접 공유수면 135만㎡ (41만평)을 매립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철공정 상 수소환원제철 설비는 기존 고로가 위치한 선강지역에 인접 배치가 필수적이나, 포항제철소 내 가용부지가 없어 북측 공유수면 매립을 통한 부지확보가 유일한 대안이다. 24년 3월 인허가 완료를 목표하고 있으며, 이후 호안 축조를 2027년까지, 부지 조성을 2041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수소환원제철고로 포항 1기는 31년에, 광양은 32년에 착공 예정이나 포항제철소는 확보된 부지가 없고, 현재 인허를 추진하고 있으나 다소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광양제철소는 이미 수소환원제철부지를 조성중이며, 동호안에 약 540만㎡ 가량 매립 부지를 조성했고, 수소환원제철 용도로 212.8만㎡ 매립 중. 광양제철소는 이미 확보된 유휴부지만 40㎡만 수준이다.    [포항/광양제철소 부지현황]   △경쟁력 있는 탄소중립 전환을 위해서는 정부와 지역사회 도움 절실 포스코는 공유수면 매립을 통한 부지확보가 유일한 대안임을 강조하며, 내륙에 수소환원제철 건설시 막대한 물류비용 발생, 경제성 확보 곤란, 이동시 안전, 분진, 소음 등 2차 문제 발생, 이동시간 증가로 생산성 저하, 쇳물냉각으로 인한 품질문제, 전기, 가스 등 에너지 공급 문제 등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지난 환경영향평가에서 인근 영일만 3곳 백사장의 유실이 없거나 모래가 더 쌓이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또 영일만에 분포하는 잘피류 서식지가 매립 예상지와는 수 Km 떨어져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공유수면을 매립하는 데 있어서 바다 환경 손상과 주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더 많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역사회는 수소환원제철이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필수적인 기술이고, 우리나라가 철강 분야 국제경쟁력을 선도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며, 기업의 자율성이 최대한 존중되는 등 포항이 기업하기 좋은 최적의 도시가 돼야 하는 만큼 반대만을 위한 지나친 공격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경쟁력 있는 탄소중립 전환을 위해서는 정부와 지역사회 도움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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