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신일권ㆍ조준영 기자]초강력 제6호 태풍 ‘카눈’이 올라온다는 소식에 포항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도 않았는데, 또다시 초강력 태풍 소식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포항시 남구 오천읍 냉천에는 아직도 지난해 힌남노가 쓸고간 하천 복구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8일 오전 이곳 공사 현장에는 덤프트럭과 인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복구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태풍 이전에 마무리되기는 사실상 어렵다. 인덕동 냉천 주변의 아파트 관리자와 주민들도 저마다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차수막을 다시 점검하는가 하면 양수기 펌프가 가동되는지 사전 점검하느라 분주했다.포항시는 지난 주말부터 휴일을 반납하고 태풍 ‘카눈’에 대비하고 있다. 작년 힌남노 때 처럼 또 당할순 없다는 비장함까지 엿보인다.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7명의 사망자를 냈던 오천읍 냉천과 2000여 명의 수재민이 발생한 대송면 칠성천을 집중 점검했다. 냉천과 칠성천 모두 재해복구구역으로 지정돼 1700여 원을 투입, 재해방지 공사를 진행 중이다.시간이 없는 관계로 물길을 확보할 수 있는 하천 아래 토사를 파낸 후 기존 제방을 임시 복구했다. 하천 폭이 넓은 지역은 잠시 미뤄두고 폭이 좁고 유속이 빠른 곳부터 우선 정비했다. 오천읍 사고 아파트에는 1~2m 높이의 차수판도 이미 설치한 상태다.시는 카눈의 기상특보에 따라 비상근무 체계를 가동하며 상황에 따라 위험지역에 주민통행과 차량을 사전 통제하는 등 만전의 준비를 해 놓고 있다.포스코 포항제철소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평소와 달리 많은 인원을 투입해 외부 안전차단벽 점검에 나섰다.침수피해로 사상 처음 생산라인을 멈춘 포스코는 이번 태풍에 대비해 포항제철소 정문~3문 각 출입구에 차수문(최소 20m·최장 29m)을 설치했다. 제철소 외부 높이 2m의 차수벽을 약 2㎞ 길이로 구축했다. 3문~압연 방류구 1.6㎞ 구간에는 판자모양의 ‘널말뚝’ 4000여 개를 세웠다. 또 2~3문에는 차수벽 앞 배수로 600m 구간을 추가로 준설했다.포항제철소는 자체적으로 자연재난 대응 매뉴얼을 기존 2단계에서 4단계로 세분·보완했고, 냉천 앞 제방 1.65㎞ 보강도 마쳤다. 또 변전소 등 핵심시설을 비롯한 공장 내부 1400여 곳에 관련 시설 설치를 마무리 지었다. SKT·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함께 통신설비에 배터리를 보강하고 긴급 투입이 가능한 발전기 106대도 설치했다.이밖에 현대제철 포항공장, 세아제강, 청림동 포스코퓨처엠, OCI 등 저지대 공장들도 비상연락망 구축, 차수시설 예방점검, 배수로 확인, 상황실 운영 등 태풍 카눈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