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조준영기자]“혹시 우리 아파트도 무량판 구조로 지은 것 아니냐”
LH 아파트 철근 누락으로 불거진 무량판 구조 논란이 대구경북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1일 포항지역 LH 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이 불안감을 호소했다. 정부가 `철근 누락` 전수조사에 나서기로 한 전국의 민간 아파트 293개 단지 중에는 지하 주차장뿐 아니라 주거동에도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곳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월 외벽이 붕괴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는 주거동에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곳이었다. 포항을 비롯 대구경북에서도 이와 비슷한 공법으로 지은 아파트가 상당수인 것으로 파악돼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될 조짐이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준공된 전국 민간 아파트 중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단지는 모두 293개다. 이 중 105개 단지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며 188개 단지는 이미 입주를 마친 상태다. 대구경북도 공개를 하지 않았지만 상당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는 지하 주차장에만 수평 기둥인 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콘크트 천정)를 지탱하는 무량판 구조를 사용했다. 지하 주차장 상부에 주거동이 없기 때문에 정부는 철근 누락이 확인된 LH 아파트에 대해 주거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하지만 전수조사 대상인 민간 아파트는 지하 주차장은 물론 주거동에도 무량판 구조를 사용한 곳이 섞여 있다. 국토부는 이달 중 293개 아파트 단지 점검 일정과 방법에 대해 밝힌 뒤 본격적인 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다. 점검 결과가 나오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지난해 1월 공사 중 붕괴해 7명이 죽거나 다친 광주 화정동 아파트도 무량판 구조였다.무량판 구조가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었지만, 이 사고 역시 무량판을 적용한 인천 검단 신축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처럼 시공·감리 등 총체적인 부실이 요인으로 지적됐다.무량판 민간 아파트에 철근이 몇 개가 빠졌고, 어떤 보강 조치를 거쳐야 하는지 등 안전진단 결과가 나오려면 최소 3개월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안전진단은 설계 도면과 구조계산서를 분석하고, 초음파를 이용해 철근이 제대로 들어가 있는지 확인하는 비파괴 검사와 콘크리트 강도 조사도 하게 된다.포항지역의 건설업계 관계자는 "무량판 구조에 죄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구조를 제대로 설계·시공·감리하지 못한 건설업계의 실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한편 전수조사 기준으로 삼은 지난 2017년 이전에 준공된 아파트를 포함하면 무량판 구조 적용 단지는 더 늘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