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안종규기자]비수도권 26개 의과대학 합격자 가운데 해당 지역 출신 학생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비수도권 의학 계열 졸업자 10명 중 4명은 지역이 아닌 수도권 병원에 취업하거나 개업하는 것으로 파악돼, 지역 의대 졸업생들이 해당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학년도 비수도권 26개 의과대학 합격자 2066명 중 52.4%인 1082명이 해당 지역 출신이었다. 이는 해당 지역 의대가 공고한 지역인재 특별전형 모집인원 963명보다 119명이 많고, 17년째 3058명으로 동결된 전체 의대 정원의 35.4%에 해당한다.지역의대별 지역출신 합격자 비율은 부산대학교 81.6%, 동아대학교 80.4%, 전남대학교 77.2%, 조선대학교 64.1%, 경상국립대학교 63.3% 순으로 높았다. 그러나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가톨릭관동대학교 의대 등 강원권 2곳은 지역 출신 합격자 비율이 각각 18.6%, 14%로 의무 비율 20%를 채우지 못했다.지역 출신 의대 합격자는 집계가 시작된 2018년 721명, 2019년 845명, 2020년 889명, 2021년 856명, 2022년 947명, 2023년 1082명 등 꾸준히 늘고 있다. 2018~2023년 6년간 26개 지역 의대 전체 합격자 1만1741명 가운데 45.5%인 5340명이 지역 출신으로 해당 지역 의대에 합격했다.지역 의대에 해당 지역 학생이 많이 유입된 데는 2015년 제정된 `지방대학 및 지역 균형 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이 기여했다는 평가다. 지역인재 특별전형은 지역인재들의 수도권 이탈을 막고, 지역 거주 학생이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지역인재 특별전형 도입 초기엔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충청, 호남은 전체 합격자의 30%, 강원과 제주는 전체의 15%를 지역 출신으로 선발하도록 권고하는 수준이었다. 2023학년도부터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충청, 호남은 전체의 40%, 강원과 제주는 전체의 20% 이상을 지역 출신 학생으로 뽑도록 의무화됐다.지역인재 전형으로 지역의대에 가려면 고등학교 입학부터 졸업까지 해당 지역에서 마쳐야 한다. 다만 전북대 의대는 학생의 부모가 전북 지역에 거주해야 하는 조건이 추가된다.지역인재 특별전형 도입으로 지역 출신들의 지역 의대 합격자 비율은 확대됐지만 당초 이 제도의 취지였던 의대 졸업 후 지역 정착에는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김원이(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7~2021년 비수도권 의학계열(의대·치대·한의대 등) 졸업자 가운데 근무지가 파악된 1만3743명 중 43.1%(5923명)가 해당 지역을 떠나 서울·인천·경기 지역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5년 동안 자신이 졸업한 지역에 취업한 경우는 30.3%(4171명)에 불과했다. 수도권으로 가는 인재 이탈과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을 해소하려면 입학 단계를 넘어 면허 취득, 정주하기까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