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제자가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거나 스승의 은혜는 하늘과 같아서라는 노랫말처럼 한때 스승의 권위가 절대적으로 존중 받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무너진 교실과 추락한 교권의 慘狀이 극한으로 내닫고 있어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최근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부모와의 갈등 끝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사건이 알려진 이후 교권 추락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교사들의 公憤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경북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5년간 모두 629건의 교권 침해가 발생했다고 한다. 또 발생 유형을 보면 ‘학생들에게 모욕과 명예훼손을 당했다’가 366건, 58.2%로 가장 많았다.다음으로 많은 것이 ‘학생에게 상해와 폭행을 당했다’는 것으로 58건 16.7%나 됐다.학생이 교사에게 모욕적인 행동을 넘어 폭행을 하고 상해를 입히는 사례까지 교단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니 참으로 안타깝고 놀라울 따름이다.특히 이 외에도 ‘학생에게 성적 굴욕감·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경험했다’ 46건 7.3%, ‘정당한 교육 활동을 반복적으로 부당하게 간섭한 행위’ 27건 4.3%였으며 심지어 ‘성범죄(무단촬영)’ 19건 3%와 ‘협박’ 17건 2.7% 등도 조사됐다.우리 사회가 교단을 오랫동안 방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학생들의 폭력과 학부모들의 과도한 민원으로 교사의 인권은 물론 생존권까지 침해되고 있었지만 ‘학생 인권’만 강조해 온 것이 사실이었다.학생 인권이 있고 학부모의 권리가 있다면 교사의 인권도 존중돼야 한다는 호소가 교사의 죽음 이후에야 公論化되고 있다.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이 전국 교사 2천39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 교사 99.2%, 2천370명이 교권 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한마디로 모든 교사가 敎權 侵害를 당했다는 것이다. 유형별로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 49% 가장 많았고,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불응·무시·반항’이 44.3%, ‘학부모의 폭언·폭행’ 40.6%, ‘학생의 폭언·폭행’ 34.6%의 순이다. 교사들이 학부모들로부터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 조사에서 잘 나타난다.‘敎壇이 어떻게 이 지경까지 왔나’ 되뇌게 하는 참담한 현실이다.선진국에선 학생 인권도 충분히 존중하지만 교사의 생활지도 권한 보장과 교칙을 어긴 학생에 대한 처벌도 함께 강조하고 있다. 학생 인권과 교권은 어느 한쪽도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다. 敎權이 무너지면 그 피해는 다수의 선량한 학생에게 돌아간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정치권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敎權 回復을 위한 실효성 있는 종합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 스승과 제자간의 불신이 완화되고 웃음꽃이 활짝 피는 따뜻한 교실문화가 정착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