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가 포항에 상륙할 당시 집중호우로 큰 인명·재산 피해를 본 포항시가 태풍이나 폭우소식이 예보될 때마다 잔뜩 긴장하고 있다. 지난 15일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이후 포항시 전 직원이 비상근무에 들어 가면서 불안해 했다. 혹시나 지난해 냉천과 같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 때문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24일 형산강·냉천 유역 비 피해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포항을 찾은 한화진 환경부 장관에게 ‘형산강홍수통제소’ 신설을 긴급 건의했다. 이 시장은 “지난 2018년부터 형산강에 매년 홍수예보가 발령되고 있다. 동해안 지역의 선제적 홍수·가뭄 대응과 주민 생존권을 위해 형산강 홍수통제소 신설이 절실하다”고 했다. 포항시는 지난 2월과 3월에도 환경부를 찾아 형산강홍수통제소 신설을 건의하기도 했다. 현재 형산강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 하천은 낙동강홍수통제소가 담당하고 있어 집중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주와 포항을 관통하는 형산강은 61.9㎞로 동해로 흐르는 강 가운데 가장 길고 유역면적이 넓다. 동해안 하천은 남·서해안 하천과 달리 경사가 급하고 유량변동 범위도 커 홍수 때마다 수위가 급상승하는 위험이 있다. 특히 형산강은 전 구간에 퇴적물이 쌓여 있어 2018년 이후 매년 장마철마다 홍수예보가 발령되고 있는 실정이다. 포항시민들은 지난해 태풍 힌남노 사태를 겪으면서 심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힌남노 상륙 당시 오천읍 냉천이 범람하면서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물에 잠겨 7명이 목숨을 잃는 아픔도 있었다. 그리고 포항제철소가 완전히 침수되면서 135일간 고로 가동이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기도 했다. 현재 포항시는 냉천 문덕3교와 곡강천 곡강교에 다목적관측소를 운영하거나 구축 중이다. 사전대비로 갑작스런 홍수피해를 막기 위한 임시조치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홍수 때 바닷물이 밀려 들어 오는 만조 때다. 형산강물과 바닷물이 합류하면서 역류해 형산강 하류는 거대한 물바다로 변한다. 형산강 인근의 연일읍 주민과 포항철강산단 업체들은 이럴때마다 물이 넘쳐 범람하지 않을까 불안해 하고 있다. 하루빨리 형산강홍수통제소를 설치해 이런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 정부는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도록 재난대비에 미리미리 대처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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