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부터 쏟아진 폭우로 경북 예천을 비롯 전국에서 사망 37명, 실종 9명을 기록했다. 역대급 참사기록이다. 충북 오송 지하차도 침수에 따른 실종자는 아직 정확한 숫자를 파악할 수 없어 희생자가 더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북에선 이번 폭우로 19명이 희생됐고, 8명이 실종상태다. 이중 예천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경북 포항 등 전국에서 발생한 수해를 보면 그동안 그토록 강조했던 지하공간 위험성을 망각한 것 같다. 갑자기 불어난 물이 지하공간으로 흘러가는 것은 당연하다. 조금 더 빨리 안전조치를 취했다면 이처럼 많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세월호 사고, 이태원 압사 참사, 포항 지하 주차장 침수 사고 등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안전 불감증` `당국의 대처 미흡` 등 수차례 반복하지만 지켜지지 않는다. 올해 역대급 장마를 예고하면서 정부 당국은 산사태와 지하 주차장 침수, 반지하방 침수, 저지대나 하천변 자동차 침수 등을 수시로 경고했다. 그럼에도 대도로에서, 자동차 통행량이 많은 지하차도에 그처럼 물이 빠르게 차오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전 금강홍수통제소가 "교통 통제 등 매뉴얼에 따라 조치하라"고 연락했으나 교통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 `홍수특보가 내려진다고 무조건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매뉴얼에 따라 시행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서 보듯 인근 하천 둑이 무너지면서 물이 갑자기 밀려들었고, 기존 매뉴얼은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경북 예천 등 북부지역을 비롯해 올해 장마로 곳곳에서 산사태가 나고 하천 둑이 무너졌다. 토사가 쌓이면서 하천 바닥 높이가 주변 지대와 큰 차이가 없는 곳도 많다. 이런 곳은 오직 둑에 의지해야 하나, 올해처럼 비가 많이 내리면 둑이 견디지 못한다. 이를 막자면 정기적인 강바닥 준설 작업이 필요하다. 하지만 강바닥 준설 작업은 소규모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는 행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장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당국은 더 이상 피해가 없도록 만반의 대비를 하고, 국민 개개인도 자연재해에 대해 한층 높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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