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박동수기자]"부모님의 핸드폰만 돌아왔네요…"
17일 안동병원에서 만난 사망자 A씨(74)의 가족은 "구조당국에서 전해준 핸드폰"이라면서 취재진에게 사진을 보여줬다. A씨는 전날 오전 7시쯤 예천군 감천면 진평리의 자택 인근에서 쓰러진채 발견됐다. 이웃이 토사에 묻힌 A씨(74)를 발견하고 "사람이 살아 있다. 살려달라"고 119에 신고했다.
구조당국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도로 곳곳에 토사가 쌓여있어 진입이 힘든 상황이었다.
1시간30여분이 지나 현장에 도착한 구조당국이 쓰러진 A씨를 발견했다.발견 당시 A씨는 질문에 대답할 만큼 정신이 또렷했다고 한다.이웃들이 "토사가 쌓여 밖으로 나가기 힘든 상황이니 헬기를 불러달라"고 요구했지만 "날씨 때문에 헬기가 뜰 수 없다"며 A씨를 구급차에 싣고 병원으로 이송했다.A씨는 병원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A씨가 발견된 장소 인근에 주차된 차량 블랙박스 화면을 보면 16일 오전 1시쯤 폭우소리를 들은 A씨가 농경지를 확인하기 위해 집 밖에 잠시 나왔다가 갑자기 밀어닥친 토사에 깔리고 말았다.집 안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A씨의 아내 B씨(78)는 30시간 동안 실종상태다.17일에도 시간당 30~120㎜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구조작업이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A씨 가족은 "또 비가 내린다고 해서 걱정이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장례를 함께 치르려고 한다. 어서 어머니가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