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해양도시 포항을 찾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문화체육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지난 5년간 포항을 방문한 관광객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전국 해양스포츠제전’ 등 각종 행사가 계획되어 있어 더 많은 관광객이 포항을 찾을 것으로 예상 된다. 이렇게 여름철 무더운 날씨 속에 동력수상레저기구를 이용해 가까운 바다로 나가 레저활동을 즐기고 있다.하지만 해양경찰로 “시동이 꺼져서 조종이 안돼요”라는 휴양객의 구조요청 신고를 자주 받게 된다. 6월 4일 낮 12시경 포항시 남구 발산2리 앞 해상 500m 해상에서 모터보트 엔진이 걸리지 않는다는 신고가 있었다.다음날인 5일 오후 1시경에도 포항구항 북방파제 내측 50m 해상에서 요트가 같은 이유로 신고를 했다. 7월에는 3일 오후 3시경 포항신항 북방파제 인근 400m 해상에서 요트가, 7일 새벽 5시경 영일만항 북방파제 내측 300m 해상에서는 모터보트가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며 신고를 했다. 또 9일 오후 2시경에는 포항 여남갑 인근 10m 해상에서 모터보트가 기름(연료)이 떨어졌다며 구조해달라는 신고가 접수되었다. 최근 사례에서 보듯 험한 바다로 나가기 전 연료잔량 확인 등 최소한의 점검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동력수상레저기구’란 `수상레저안전법` 상 추진기관이 부착되어 있거나, 부착과 분리가 수시로 가능한 수상레저기구라고 정의되어 있다. 수상오토바이, 모터보트, 고무보트, 기관이 설치된 세일링요트, 스쿠터, 공기부양정(호버크라프트), 수륙양용기구 등이다. 동력수상레저기구는 자동차와 유사한 작동원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육지보다 더 험한 ‘바다’라는 환경에서 사용되므로 자동차를 정비하는 것에 비해 사전 점검과 정비에 더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 어선의 경우 자격증을 가진 선장, 기관장이 수시로 점검을 한다. 해상에서 고장이 날 경우 직접 수리를 하는 경우도 많다.먼 바다로 조업을 나서는 비교적 규모가 큰 어선은 통신기도 구비되어 있다.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장비도 장착되어 있어 위급할 때 도움을 요청하기도 쉽다.이러한 조건을 갖춘 어선이라 하더라도 출항 전 점검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니 동력수상레저기구는 두말할 것도 없다. 통신기, 위치발신장치를 구비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다 혼자서 출항하는 경우도 있어 출항 전 점검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레저용은 코로나19 또는 겨울을 지나며 묵혀 둔 채 있었던 탓에 오랜만에 바다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보통은 연료를 보충하고 시동이 걸리는지 정도만 체크한 후 바로 바다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자동차 엔진은 지하주차장이나 차고처럼 외부환경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여건이 가능하다. 그러나 선박의 엔진은 소형이든 대형이든 항상 바람, 파도, 염분, 습도와 같은 실외환경에 노출되는 특성이 있다. 운항을 중단한 채 시간이 경과하면 엔진 내 실린더와 피스톤, 각종 펌프류가 고착되기 쉽다. 배터리 성능저하도 마찬가지다. 차량이나 오토바이를 한 달 정도만 타지 않아도 시동이 잘 걸리지 않는다는 걸 경험해봤다면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정기적으로 점검을 하고 출항 전에는 반드시 점검과 함께 간단한 시운전을 해봐야 한다.이를 무시하고 유유히 바다로 나갔다가는 큰 화를 만나기 십상이다. 엔진에 이상이 없는 상태라 하더라도 낚시를 즐기던 중에 갑자기 커지는 파도나 강풍에 뒤집어지는 경우도 있다. 실례로 지난 4월 9일 포항시 북구 오도리 인근에서 고무보트가, 6월 11일에는 영일만항 인근에서 모터보트가 바람에 뒤집어졌다. 다행히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고 해양경찰이 도착하기 전 주위의 또 다른 레저활동자들이 이 배를 구했다.
여기서 구명조끼 착용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므로 설명은 생략하기로 하고 ‘출항 전 점검’에 집중하겠다.하물며, 시동이 켜지지 않는 상태에서는 어떤 일을 당할지 알 수 없는 것이다. 모든 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는 없다. 최소한 출항 전에 연료잔량, 배터리 액 누출흔적 여부, 엔진오일, 냉각수 계통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리고, 바다에서는 레저활동 중 사고를 당했을 때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해안가에 있는 횟집이나 펜션의 간판은 멀어서 읽을 수 없다. 게다가 출항해 나온 항으로부터 얼마나 북쪽으로 올라간 것인지, 또는 남쪽으로 내려간 것인지 알 수도 없다. 위치만 정확히 알릴 수 있어도 해양경찰의 도움을 더 신속하게 받을 수 있다.그래서 ‘해로드앱’을 소개한다. 이 앱을 핸드폰에 설치해 두고, 위험할 때 ‘SOS’ 버튼을 누르면 발신자의 위치가 해양경찰로 바로 전송된다. 이 위치는 경도와 위도로 전송되므로 해양경찰이 쉽게 위치를 인지하고 가장 빠르게 접근해 구조에 나설 수 있다. 조금만 신경 쓰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다. 출항 전 점검으로 올 여름도 안전하고 즐거운 해양레저활동을 즐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