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해제를 압박하지 않고 세계무역기구(WTO)에 다시 제소하지도 않는 방향으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처리수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보고서 발표와 도쿄전력의 해양 방출을 앞둔 우리 정부로선 상당한 부담을 덜게 됐다. IAEA는 수차례의 중간 보고서에서 오염수를 알프스(ALPS·다핵종 제거 설비)로 걸러낸 처리수에 대해 삼중수소(트리튬) 등의 농도가 기준치 이하여서 유해하지 않다는 의견을 몇차례나 내놓았다. 7월 초께 발표할 최종 보고서 역시 비슷한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등 당사국들이 IAEA 최종 보고서를 평가하면 일본은 후쿠시마 어민 설득을 거쳐 오염처리수 방출을 오는 9월 말 이내에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방출과 동시에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차단하고 있는 한국 등 세계 5개 지역에 금지 조치를 풀어 달라며 거세게 요구하고, WTO 제소 카드도 꺼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5년 WTO에 부당한 수입 금지라며 우리를 제소한 일본은 1심에서 승리했으나 2019년 상소기구에서 우리에게 패한 바 있다. 결국 일본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우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금수(禁輸) 조치 해제 압박을 보류한 것은 참으로 현명한 결정이다. 그렇지 않아도 더불어민주당은 오염처리수를 중국인이 애용하는 ‘핵폐수’ 괴담을 퍼뜨리며 불안감을 부추기고 수산물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 과학적 근거없이 마구잡이식 괴담을 퍼뜨려선 안된다. 일본의 목표가 우리의 수입 금지 해제라는 주장도 이젠 굽힐 때가 된 것이다. 정부가 밝힌 대로 WTO 제소 보류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는 별개다. 그러나 과학적 근거 없이 수입 금지를 언제까지 끌고 갈 것인가. 광우병에 이은 성주 사드기지 전자파도 괴담으로 판명났다. 민주당은 이제 더 이상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트리게 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