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김진현기자]지난 2022년 입주한 영양 군내 LH아파트(서부리 소재)가 공사로 인한 후유증이 심각하다.
21일 이곳 주민들에 따르면 이 아파트 기초 공사를 할 당시 시멘트풀이 유출돼 우수관의 절반이 막히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는 것. 당시 전문가들은 이 상태를 그대로 방치하면 우수기 때에 빗물이 넘쳐 피해가 예상된다고 진단하고 즉시 안전조치할 것을 LH아파트 공사 업체 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공사업체 측은 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채 주민들이 입주하게 됐다.지난 11일 내린 폭우로 이곳 도로 일부가 물에 잠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을 조사한 영양군 관계자들은 시멘트풀 유출로 인한 침수로 진단했다. 침수사고의 원인으로는 이 아파트 기초공사 때 시멘트풀 유출로 막힌 관에 흙과 퇴적물들이 쌓여 더 이상 우수관의 기능을 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시행사)와 시공사의 안일한 대응으로 빚어진 인재라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당장 복구작업을 해야 하지만 예산확보를 어떻게 하느냐다. LH주택공사와 시공사, 그리고 영양군이 책임소재를 놓고 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이지만 시공사가 떠안아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또 보강공사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우수관은 인도 아래로 설치돼 있고 인도 아래는 통신선, 고압선, 가로등 설비 등 각종 시설이 설치돼 있어 300m구간의 공사를 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곳 주민 박모(68)씨는 "처음부터 시공사가 공사를 철저하게 했으면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