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조준영기자]"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6·25, 나라의 소중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1950년 8월 북한군의 마지막 공세로 최후 방어선인 낙동강 전선까지 밀렸던 그날 포항 동지상공중학교에 다녔던 17살의 권정열씨(포항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 명예회장)는 이렇게 말했다.권 회장은 "북한군이 밀려오자 가족과 함께 피난길에 나섰다가 포항시 남빈동에서 피난민을 태우고 가던 국군 트럭에 올라타면서 참전하게 됐다"고 했다. 그가 트럭에서 내린 곳은 포항시 기계면의 하천 교량 복구 현장이었다. 다음날 국군에게 군복을 배급 받은 그는 곧바로 3사단 공병부대에 배치돼 전투에 참가했다.권 회장은 "자대 배치 후 옛 포항역과 우현동, 용흥동 탑산 인근을 순찰하라는 임무를 받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북한군 탱크가 오는 것을 보고 겁이 났다"며 기억을 떠올렸다.그는 "학우들과 함께 `우리가 조국을 구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결의한 후 필사의 정신으로 맞서 싸웠다"고 했다. 이후 장사상륙작전으로 북한군이 후퇴하기 시작했고 국군 3사단과 함께 원산 인근인 안변까지 북진했다고 한다. 권 회장은 "고향으로 돌아가라는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그해 11월 귀향 도중 북한군을 만나 여러번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말했다.권 회장은 "나라는 목숨만큼 소중하다. 말로는 다 할 수 없다"며 "전쟁 당시 `내 조국은 내가 지켜야 한다는 학우들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에 생생하게 들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라를 위해 아낌없이 목숨을 바친 학도병과 학도의용군이 있었다는 것을 꼭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현재 포항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에는 권 회장과 생존 학도병 13명이 활동 중이며, 대부분 질병과 노환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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