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안종규기자]"요즘같이 먹을 것도 많은데 굳이 보신탕(개고기)을 먹어야 되나요?"
"보신탕(개고기)도 하나의 음식문화로 볼 수 있지 않나요?"초복이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개 식용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반려 동물 문화가 확산하면서 개 식용에 반대하는 젊은 세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개 식용을 `음식문화의 일부`로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정부 차원에서도 개 식용 문제를 놓고 지난 2년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질질 끌어오고 있다.15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등을 보면 응답자의 85.5%는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개 식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절반가량인 55.8%에 그쳤다. 음식 취향에 따라 개고기를 먹지 않는 것과 개 식용을 바라보는 관점에 다소 차이가 있는 셈이다.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민일수록 개 식용에 불편한 감정이 두드러졌다.
유모씨(24)는 "강아지를 워낙 가족처럼 예뻐하고 아끼는 사람이 많다"며 "개가 다른 고기보다 맛있는 것도 아니고 요즘같이 먹을 것이 많은 세상에 굳이 개 식용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일부 시민은 개고기를 음식문화로 수용한다면서도 `비위생적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개 도축을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게 해야 한다는 김모씨(59)는 "혐오 여부를 떠나 어르신들에게는 개고기가 `음식문화`이기 때문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음지에서 이뤄지는 도축이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양모씨(33·남)는 "개고기를 먹진 않지만 무턱대고 반대하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며 "더구나 다수가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이유로 금지하는 건 무리라고 본다"고 말했다.정부는 지난 2021년 12월 `개 식용 문제 논의를 위한 위원회`를 출범하고 2년간 사회적 합의를 시도했으나 `개 식용 종식이 시대적 흐름`이라는 공감대만 형성했을 뿐 아직 결론내지 못했다.전문가들은 `법적인 충돌 문제`를 해결하고 제도적 장치를 정비해야 개 식용 금지 관련 논의가 진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행 `축산법`상 개는 소·말·돼지 등과 함께 가축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축산물 위생관리법`은 가축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개는 농가 소득을 위해 기를 순 있어도 식용 목적으로 도축해 가공·유통시킬 수 없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