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정부단체 연합체인 시리아국가위원회(SNC)가 통신회사 간부 출신의 가산 히토를 임시정부 총리로 선출했다.
SNC 구성원인 히삼 마르와는 19일(현지시간) 오전 진행된 투표에서 "가산 히토가 48표 중 35표를 얻어 총리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이번 투표는 SNC 지도부가 장장 14시간의 비공개회의를 거친 뒤 진행됐다.
그러나 전체 지도부 73명 가운데 일부가 투표 직전 회의장을 빠져나오면서 일부만 투표에 참여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초 SNC는 73명 가운데 최소 37표 이상을 득표한 후보가 임시 총리를 맡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SNC 구성원들은 히토가 반군 내 이슬람세력과 자유진영 모두가 합의한 후보자라고 묘사했다.
히토는 미국에서 수십 년간 거주하며 통신회사 간부로 일했다.
신임 총리는 SNC의 승인을 받아 새 내각을 구성할 권한을 갖게 된다. 임시정부는 알레포에 근거지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정부 수립 지지세력은 이번 결정이 시리아 최대 도시인 알레포와 라카 지역을 비롯한 반군 장악 지역을 재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투표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반군 내부에서 임시정부 수립과 총리 선출을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어 임시정부가 계획대로 제 기능을 수행할지 미지수다.
SNC에서는 지난 몇 달간 내부 의견 충돌로 회의가 두 차례 이상 무산된 바 있다.
이에 앞서 온건 성향의 야권 세력으로 구성된 `시리아 민주주의 이행을 위한 국가조정기구`(NCB)는 "반군 주요 인사와 현 정권의 관리들을 결합시킬 수 있는 정부를 원한다"며 망명정부를 수립하는 데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임시정부 수립의 주요 지지 세력인 반군조직 자유 시리아군은 임시정부가 반군 지역뿐만 아니라 시리아 전체에서 유일한 합법정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 시리아군의 살렘 이드리스 장군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은 점령정부일 뿐"이라며 "임시정부에 따르지 않는 조직은 불법적으로 행동하는 것으로 간주해 처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시리아 반군의 무장을 지원해야 한다는 영국과 프랑스의 뜻에 힘을 보탰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8일 "2년여에 걸친 시리아 내전이 길어질수록 국제사회의 위험은 더 커진다"며 "미국은 반군에 무기를 지원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어떤 나라에도 반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주 프랑스와 영국의 요구로 반군에 군사 장비를 제공하기로 하는 등 아사드 정권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18일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 발표에 따르면 지난 2년여간 시리아 내전으로 6천800명 이상의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총 5만 9천 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리아 정부군은 이날 수도 다마스쿠스 일부 지역에서 폭격을 재개하고 이 지역에 거주하던 대학생들의 체포 활동을 벌였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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