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웬지 잘 빚어진 항아리보다좀 실수를 한 듯 한것이 마음에 들었다아내를 따라와 옹기를 고르면서늘 느끼는 일이지만몸소 질그릇을 굽는다는옹기전 주인의 모습에도어딘가 좀 빈 데가 있어그것이 그렇게 넉넉해 보였다내가 골라놓은 질그릇을 보고아내는 곧장 화를 내지만뒷전을 돌아보면그가 그냥 투박하게 웃고 섰다가끔 생각해보곤 하는데나는 어딘가 좀 모자라는 놈인가 싶다질그릇 하나를 고르는 데도실수한 것보다는 차라리실패한 것을 택하니<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옹기전에서 세상 사람 대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자신을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는 높은 지위에 올라있다고 눈을 내리까는 사람, 조금 높은 지위에 있다고 함부로 말을 마구 던지는 사람, 너무 깔끔떨며 늘 주변을 탈탈 터는 사람, 비싼 것이 명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따지고, 비난하고, 뒷말이 많은 사람, 돈이면 세상의 사람을 다 살 수 있다는 사람 등등 그런 편협된 사고로 일관된 사람들이 세상을 지배한 듯 보이나 사실은 아니다. 그들은 겉이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도 행복하지 않지만 주변의 사람도 불행하게 만든다.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는데 행복한 척 허세를 부리곤 한다. 그래서 그들은 주변에 진정한 사람이 없다. 어느 누구도 진실된, 바른말을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옹기는 흔한 질그릇이다. 재료도 흙이다. 그래서 좋다. 투박함 속에 진정성이 있고, 부족한 듯소박함이 들어 있고, 모자람 속에 여백이 있는 옹기가 좋다. 옹기처럼 부족한 듯 무엇인가 빈 듯한 구석이 있는 사람이 좋다.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베적삼처럼 송송 바람도 들어오는 사람, 무엇이든 통할 것만 같은 비어있는 공간이 많은…그런 사람 말이다. 그런 사람일수록 편안함을 느낀다. 옹기같은 사람이 주변을 행복하게 해준다. 행복의 기준을 소박하고 편안한 데 두는 여유로운 사람…나도 옹기가 되고 싶다. 옹기 곁에는 늘 따뜻한 온기(溫氣)를 가진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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