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대학들이 생존을 위해 통폐합 몸부림을 하고 있다. 정부가 재정 지원 사업인 `글로컬대학(global+local) 30` 등을 통해 대학에 강력한 구조조정과 혁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업에 신청하려면 대학들은 이달 말까지 혁신기획안을 교육부에 제출해야 한다. 글로컬대학30은 대학 통폐합 또는 고강도 개혁을 약속한 대학에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해 세계 수준의 지방대학을 만드는 것이다. 올해 10개교를 시작으로 오는 2026년까지 30개교를 선정한다.
경산의 경일대·대구가톨릭대·대구대 3개 대학이 지난 9일 `경북글로컬대학`을 발족했다. 금오공대, 안동대, 경북도립대도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또 서울의 숭실대와 경북의 문경대가 통합을 추진하고 있고 경주대와 서라벌대는 지난달 14일 교육부가 통폐합을 이미 승인했다. 이처럼 지역 대학의 통폐합은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이자 생존을 위한 최선책이다. 글로컬대는 각 대학의 특성화 분야 학과를 모아 공동으로 학위 과정을 운영하는 연합대학 형태를 띤다. 대학들은 교원, 시설, 기자재 등 인적·물적 자원을 공유하고, 교육과정을 고도화해 양질의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영남학원 산하 영남대와 영남이공대의 통합 논의도 구체화되고 있다. 계명대와 계명문화대 등 학교법인이 같은 4년제 대학과 전문대들의 통합도 논의중이다.대학의 구조조정은 사느냐 죽느냐의 생존문제다. 2040년 대학 입학 가능 인원은 28만 명으로 2020년(46만 명)보다 39.1% 급감하게 된다.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은 살아남지 못한다. 교수·교직원 정원을 유지한 채 일부 학과의 통폐합 수준의 구조조정은 미봉책이다. 앞으로는 강소(强小) 대학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대학의 위기는 곧 지역의 위기로 이어진다. 결국 지역 대학의 경쟁력을 확보할 획기적 변화가 필요하다. 각종 혜택, 장학금 등으로 학생들을 끌어오는 건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 지역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지속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하고 공공기관의 지역 인재 우선 채용, 지역 이전 기업에 대한 획기적 인센티브 제공, 문화 인프라 확충 등 대학과 기업,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