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불국사, 석굴암과 포항의 보경사, 대구 동화사 등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한 대한불교조계종 산하 전국 65개 사찰의 입장료가 오늘(4일)부터 전면 폐지돼 무료로 입장할 수 있게 됐다. 조계종은 이날부터 사찰 입구에 있던 ‘사찰 관람료 매표소’를 ‘불교문화유산 안내소’로 바꾼다. 모처럼 들리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동안 꼬박꼬박 입장료를 내고 사찰에 들어가던 관람객에게는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사찰 입장료는 그 동안 많은 논란을 불러왔던 사안이다. 특히 지난 2007년에는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되면서 그 안에 포함됐던 문화재 관람료를, 조계종과 각 사찰이 문화재를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따로 징수하자 국민들이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더욱이 포항 보경사의 경우 내연산 등산객에게도 사찰 옆을 지나간다는 이유로 입장료를 징수해 ‘통행세’까지 내야 하느냐는 비판도 흘러 나왔다.이제 이런 논란은 쑥 들어가게 됐다. 당장 오늘부터 내연산을 찾는 등산객들은 보경사를 경유한다는 이유로 그동안 내던 사찰 통행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조계종과 정부가 모처럼 국민들을 위해 박수받을 만한 큰 일을 해냈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조계종에 관람료 감면 사업비 419억원을 지원한다고 한다. 그리고 불교문화 유산의 보존과 계승을 위해 양측이 함께 노력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국민들이 불교문화재를 마음껏 감상하는 것은 국민들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라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이번 조치로 많은 사람들이 사찰을 찾게 돼 불교문화를 대중들에게 더욱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찰은 종교 시설이지만 그 안에 있는 문화재는 종교와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불교문화유산은 온 국민이 함께 향유할 소중한 가치다.조계종과 정부는 ‘불교문화유산, 국민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갑니다’라는 슬로건까지 내걸었다. 이번 관람료 폐지를 계기로 불교계와 국민들의 소통의 문이 더욱 활짝 열리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