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1호기가 계속 운전되지 않고 표류한지 벌써 몇 달째다. 작년 수개월째 표류하고 있던 고리1호기 가동재결정이 얼마나 정당하고 현명한 판단이었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전력난이 심화되고 연일 예비율이 4퍼센트 이하로 진행되던 찰나에 고리1호기의 재가동은 3년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난 2012년 5월29일부터 6월7일까지 진행한 월성1호기 안전점검(PEER REVIEW) 결과보고서가 어제 공개되면서 계속운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보인다. 국제원자력기구 점검 결과에 따르면 IAEA는 월성원전의 상태가 계속 운전을 해도 무방할 것이라는 사실상의 OK사인을 한 것으로 보인다.
IAEA 점검팀은 보고서를 통해 “월성1호기가 계속운전을 위한 안전성 확보를 위해 경년열화 관리 프로그램의 검토와 수행 계획을 잘 준비하고 있고 계속운전 접근방법 및 준비작업이 국제 관행을 전반적으로 준수하고 있음을 확인했고 예방정비 프로그램, 중수로 정비개선프로그램 등 9건의 우수사례를 선정했다” 밝혔다.
특히, 우수사례로 선정된 예방정비 프로그램 개발 및 구축, 중수로에 대한 체계적인 정비개선 프로그램 적용, 안전성능에 영향을 주는 비안전 구조물, 계통, 기기(SSC)의 고장을 파악하기 위한 사전활동, 환경 방사선 감시차량 운영 등 9건은 발전소 운영과 관련된 부분으로 계속 운전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월성1호기는 국내 최초의 중수로형 원전으로 1982년 가동이래 지난 30년 간 51번, 즉 연간 2건 미만의 경미한 고장으로 운영의 우수성이 세계적으로 입증되었으며 중수로 원자로의 원형인 캐나다에서도 우리의 선진운영기술, 압력관 교체 경험을 배우고자 앞 다투어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경수로 노형의 원자로보다 중수로는 너무 나도 많은 안전설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원자로 냉각재 상실에 대비한 살수 탱크, 옥외 비상급수 저수지, 비상전원설비 등 미국 경수로 노형에 비해 안전설비 과다투자가 아니냐는 의아심이 들 정도이다. 캐나다를 비롯하여 각국의 총 60기 중수로가 사고를 일으킨 사례는 전무하다.
설계수명을 다한 월성1호기의 재가동 근거는 너무나 많다. 첫째 계속운전에 소요되는 비용은 신규원전 건설에 소요되는 막대한 투자자금에 비하면 경제성이 월등하다. 둘째 30년간 안전성이 입증된 월성1호기를 계속 운전하는 것은 국가 에너지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이다. 셋째 서구 선진국에서도 설계수명이 도래한 원전에 대해 안전성을 평가하여 안전성이 확보된 경우 계속운전을 하는 것은 매우 과학적이며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근거로 볼 때 월성1호기의 계속운전을 허가해 줄 근거는 충분하다. 일부단체의 극단적인 표현으로 가십성 논란거리 제공보다는 현명한 선택을 위한 차분한 이성적 판단의 시간만이 올바른 대안일 것이다. 이에 거리를 가득 메우는 행렬과 뒷골목 캠페인 보다는 시민을 설득할 충분한 명분을 찾는 것이 중요한 일일 것이다.
월성원전 교육훈련센터 교수 최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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