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신일권기자]한국 경제를 견인하던 반도체 수출이 내리막으로 치달으며 지난 달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26억2000만 달러(3조53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 감소가 7개월 연속 이어지는 가운데, 무역수지 적자 역시 14개월째 지속 중이다. 수출 버팀목이던 반도체 수출이 41.0% 줄었고, 중국과의 수출도 26.5% 감소한 탓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이런 내용이 담긴 `4월 수출입 동향`을 통해 지난달 수출이 1년 전보다 14.2% 감소한 496억2000만 달러(66조5404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수출은 7개월째 감소를 지속 중이다. 반도체 업황이 악화한 상황에서 중국의 `리오프닝(코로나19로부터 경제활동 재개)` 효과 등 기대했던 경기회복세가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특히 반도체 수출이 63억8000만 달러(8조555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절반 수준인 41.0% 급감한 게 수출 감소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내 수출 비중이 큰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이 장기화 중이기 때문이다.주요 수출 품목인 석유제품·석유화학도 유가 하락세로 인해 단가가 떨어지며 수출액이 줄었다. 석유제품은 27.3%, 석유화학은 23.8% 각각 감소했다. 철강 가격 역시 내리막인데, 이에 철강 수출도 10.7%가 줄어드는 등 타격을 입었다. 또 다른 주력 수출 품목인 디스플레이도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달 디스플레이 수출은 12억3000만 달러(1조6494억원)로 전년과 비교해 29.3% 수출 감소를 기록했다. OLED 제품가격 하락, 모바일 OLED 부문 세트 수요가 감소한 탓이다.반도체 부진에 효자 품목으로 올라선 자동차는 지난달 61억6000만 달러(8조 2605억원)를 수출하며 40.3% 증가했다. 이는 월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자동차 수출은 10개월째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더욱이 최근 3개월 동안은 연속 55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국가별로 봤을 때 우리나라 수출 1위국은 여전히 중국이다. 다만, 대(對)중국 수출은 95억2000만 달러(12조7663억원)로 26.5% 줄었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주춤한 가운데 반도체 수출 비중이 특히 높은 특징으로 대중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의 수입 수요도 줄어 83억 달러(11조1303억원) 수출액을 기록해 26.3% 감소했다.중국에 이어 수출국 2위인 미국의 수출액은 91억8000만 달러(12조3103억원)로 소폭(4.4%) 감소하는 데 그쳤다. 미국은 2월부터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으나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전기차 등 자동차 수출이 급증한 영향으로 유럽연합(EU) 수출이 9.9% 올랐다. 최근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중동은 일반기계 수출이 많아지며 30.7%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