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말한다. 그만큼 교육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한 국가의 방향이나 정체성을 비롯하여 번영을 보장하고 국민 개개인의 삶과 행복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많은 국가와 개인들이 교육에 집중하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그런데 현실의 학교 공교육은 어떠한가? 100년을 내다보고서 교육하기보다는 때로는 어쩌면 바로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런 이유에서 학교 공교육과 관련한 제도들의 몇 가지 문제점을 찾아보고 반드시 고쳤으면 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먼저, 극단적인 표현이겠으나 학교 공교육은 있으나 마나라고 하는 이도 있다. 이런 말을 들을 때면 학교 공교육의 한 부분을 맡은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자화상을 보는듯하여 몸 둘 바를 모르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얼마 전 중학교 3학년인 자녀가 있는 지인에게서 들은 이야기이다. 자녀가 학원을 하나 더 등록해 달라고 해서 왜냐고 물었더니, 교사한테 질문을 했는데 교사는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학원에 가서 물어보라고 했단다. 어떤 의도에서 그렇게 말을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교사라면 마땅히 지도하고 있는 학생은 물론이고 지도하지 않는 학생들을 비롯하여 그 누구의 질문이라도 성실하게 답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았다. 또 학교 교실에서는 잠자는 아이들이 너무 많은 실정임에도 학교에서는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다. 좋은(맞는 표현인지는 의문이 가지만) 학교로 진학하기 위해서는 학교 교사가 수업 시간에 하는 수업으로는 충분하지 않기에 밤늦게까지 과외수업을 받다 보니 부족한 잠을 학교 수업 시간에 채운다는 것이다. 그래서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그러면 학교를 왜 다니느냐?”고 물어보면 “학교를 안 다니자니 뭔가 불안하고, 그렇다고 해서 다니자니 실익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도 할 수 없이 다닌다.”라고 한다는 것이다. 이는 단지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데 필요한 졸업장을 취득하기 위해서 거쳐 가야만 하는 곳,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셈이 되어버린 것이다. 여기서 ‘학교의 역할은 무엇이며, 또 교사의 역할은 무엇인지, 과연 존재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라고 스스로 묻지 않을 수가 없다. 법으로 규정된 제도이기에 존속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히 고민해보아야 할 문제라고 본다. 한 지역의 모 학교 교장 선생님은 학생 유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계신다고 한다. 지역에 있는 초등학교의 다수의 학생이 같은 지역에 있는 학교로 진학하지 않고 다른 지역 그것도 타도에 있는 사립 학교로 진학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해서 그 이유를 들어보았더니 사립 학교의 교육과정이 더 알차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면 공립 학교에서도 사립 학교보다도 더 경쟁력 있는 알찬 교육과정을 운영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였더니 아이들이 막상 진학해서 온다고 하더라도 지금보다 딱히 더 해줄 것은 없다고 하였단다. 이 말을 전해 들으니 ‘학교 공교육! 이대로 좋은가?’라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것을 또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였다. 해서 기존의 학구제를 폐지하였으면 한다. 누구나 교육받고 싶은 지역의 학교에 가서 자유로이 교육받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학교 공교육도 무한경쟁을 통하여 교육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고 해서 통학과 숙식에 관련된 어떠한 종류의 지원은 없어야 할 것이다. 학부모와 학생의 자유 의지에 따라서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지금까지 늘 문제가 되었던 학구 위반과 주민등록법 위반을 통한 잠재적 범법자를 만드는 것 또한 막을 수 있다고 본다. 이런 문제들 외에도 다양한 이유로 어떤 이들은 아예 학교를 없애자고도 한다. 그러함에도 학교가 꼭 필요하다면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필수 관리자만을 남기고서 운영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에 반대만을 할 수도 없는 것이 모든 교원이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교원 중에 어떤 이들은 이러한 주장을 하게끔 그 원인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단편적이기는 하나 그 예로 한번은 지나간 담임 선생님이 아이들을 지역행사에서 다시 만나니 너무 반가운 나머지 “얘들아! 반갑다. 나 누군지 알지?”라고 했더니 “누구세요? 모르는데요.”라며 대답을 했다는 것이다. 그 원인을 듣고 보니 부끄러워서 이 글에 쓰기가 난감할 뿐이다. 또, 운동회 때 담임 선생님을 보고서 학급의 아이들이 다 왔는지를 물었더니 아동의 출석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이의 이름을 대면서 성씨가 무엇인지 물었더니 “갑자기 헷갈리네요!”라며 답을 한단다. 담임이 된 지도 벌써 2학기 10월인데 아직도 잘 모르고 있음에 황당함 그 자체였다고 한다. 학급의 아이들 숫자가 열 손가락에도 채 미치지 못함에도 얼마나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하여 운동회는 물론이고 학예회마저도 교사들이 꺼리는 업무가 되었다. 운동회는 이벤트 업체에 맡겨서 하자 하는 것이 일반화되어가고 있으며 학예회 지도 또한 정규직인 교사보다도 비정규직인 방과후학교 강사가 맡아 지도하는 일이 다반사가 되어버렸다.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연수기관 및 근무 장소 외에서의 연수: 교원은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소속 기관의 장의 승인을 받아 연수기관이나 근무 장소 외의 시설 또는 장소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다)에 근거하여 방학 중에는 최소한의 학교 관리 교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교원이 자택을 비롯한 각자가 지정한 장소에서 연수를 할 수가 있다. 그렇지만 학교장이 대부분의 소속 기관장인 학교장의 승인이 없다면 교원은 비록 방학 중이라고 할지라도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근무하여야 한다. 그러함에도 많은 교원이 이 법의 취지를 곡해하고 있는 듯하다. 교원에게 배려해준다고 만든 법을 당연한 권리라고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학교에서는 방학이라 하더라도 실제로는 학생들이 등교하여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계절제 유치원, 돌봄교실, 방과후학교, 보충학습 운영 등이 그렇다. 이때 교원보고 출근하라고 하면 방학인데 왜 출근하여야 하냐고 반문하는 이는 물론이거니와 출근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교원 중 담임교사나 보건 교사, 담당 교사는 자기 반의 학생이나 학생들이 등교한다면 아무리 방학 중이라고 하더라도 수업에 지장을 주는 기간이 되기 때문에 마땅히 출근하여야 한다. 게다가 이제는 과거처럼 방학 동안 연수기관에 직접 출석하여서 연수받는 일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더하여 연수한 결과물을 작성하여 제출하는 것마저도 없다. 연수 주제만 정하고서 나이스 상으로 복무를 신청하기만 하면 그만이다. 실제로 얼마나 충실하게 연수했는지는 알 수 없다. 열심히 했을 것이라고 믿고 교원의 양심에 맡길 뿐이다. 평화 시에는 군인이 필요 없다고 흔히들 말하곤 한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하면 큰 낭패다. 해서 전쟁 시에 딱 한 번 써먹기 위해 큰 비용을 들여가면서까지 군인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 또 내가 아는 정미소의 사장님은 직원 한 명을 항상 고용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직원이 필요한 기간은 벼수확 철인 가을 두 달 정도뿐이지만 두 달을 위해서는 그렇게 필요하지 않은 나머지 열 달도 월급을 주면서까지 고용을 유지한다고 한다. 어쩌면 교원도 이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임금을 주지 않고서 근무시키지 않아도 될 방학 동안에 월급을 주는 이유가 안정적인 교원 확보와 교육을 하기 위함이 아닐까 한다. 또 학교 시설 관리를 위해서 시설관리직 공무원을 채용하였더니 채용한 본질을 왜곡하여 “내가 왜 그런 일을 해야 하냐?”고 한다는 것이다. 실례로 운동장에 잡초가 많으니 잡초를 뽑아달라고 했더니 “외부 업체나 인부에게 맡기면 되지 않느냐? 나는 시설을 관리하는 관리직이지 직접 작업을 하는 이가 아니지 않느냐?”고 한단다. 그렇지 않다며 실제 작업을 하여 관리를 하는 관리직이라고 설명하고서 작업을 하라고 했더니 사무용 커터칼을 가지고 가서는 뿔을 한줄기씩 자르더라는 것이다. 이를 본 상급자로서는 아마도 속에 천불이 났으리라고 본다. 어쩌면 지금까지의 통념을 깨고서 신입 말단 직원에게 조차까지도 주무관(官)이라고 하는 관(官: 5급 이상의 공무원에 붙이는 호칭) 호칭을 붙여 부르라고 한 것이 원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출산 저하로 인하여 농어촌 지역에 있는 많은 학교가 폐교되었다. 그 결과 폐교된 학구에 있는 아이들의 통학을 위해서 학교마다 통학버스와 운전직 공무원이 지원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운전직 공무원들이 아동 통학 이외의 운전은 잘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장 체험학습을 비롯한 다양한 외부 교육활동에 갈 때도 통학버스를 당연히 이용하여야 함에도 운전직 기사들의 은근한 운전 거부로 인하여 교사들이 현장 체험학습을 가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자주 보았다. 이와 같은 이유 등으로 인하여 마땅히 교육을 지원하는 각종 서비스의 혜택을 받아야 할 학생이나 학부모가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운전직이나 시설관리직마저도 정규직을 채용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즉 통학버스 운전직을 비롯하여 시설관리직도 지입과 용역으로 대체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안정적인 학사 운영과 시설관리가 되지 않아서 교육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정년을 보장하고 연금까지 지급하는 정규직보다도 오히려 비정규직이 일을 더 열심히 잘하고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것을 보는 경우가 많은 것은 나만의 잘못된 눈일까 한다. 지금까지 교육계에 몸담아 오면서 지금은 거의 사라진 일들이지만 부끄러운 일들을 많이 보아 왔다. 그러함에도 교육계에서 퇴출당하는 경우를 보지는 못했다. 지금은 그러한 일들이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아직도 성실하게 근무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것은 안타깝다. 그 단적인 예로 교원의 근무성적평정을 할 때는 일반 직원과는 달리 평정자가 평정하고 싶은 데로 평정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학교별(기관별) 교원 수에 따라 일정한 비율로 상대평가를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교원이 너무나도 성실하게 열심히 근무하였음에도 모두에게 ‘수’를 줄 수가 없고 일정한 비율만큼의 인원에게만 ‘수’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일하였음에도 고작 ‘미’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그 누가 열심히 근무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까 한다. 이와는 반대로 ‘수’를 받을 만큼 일한 사람이 없었음에도 일정한 인원에게 무조건 ‘수’를 주어야 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게다가 평정 결과로 나온 점수보다도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게끔 조정점을 통하여 만점인 100점을 비롯하여 다음 순위자들에게도 해당 구간에서의 최고점을 받을 수 있도록 점수를 부여하여 준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리 열심히 한들 어차피 나는 ‘미’를 받을 것이고 아무리 농땡이를 부린다 한들 ‘수’를 받으리라 생각하게 하는 제도 아래에서는 선한 경쟁은 물론 사기와 열정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물론 다 맞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대학 진학을 하여 교원자격증을 따고 교원임용시험에 합격할 때까지와 기타의 교육공무원에 합격할 때까지만 해도 우수했던 교직원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사설 교육기관으로 진출한 강사와 개인 사업을 하는 이에 비해서 실력이 떨어지는 이유가 공기업과 사기업의 경쟁력 차이라고 하면 지나친 비유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모든 문제의 근본 원인은 실질적으로 교직원의 사기를 앙양하는 방법을 없애버린 것과 문제점을 사전에 통제하여 인사관리를 할 수 없는 구조가 되어버렸다고 봄이 옳을 것이다. 그 결과 경쟁력이 없는 공교육의 학교가 되었고, 경쟁력이 없는 공교육의 교직원이 되었다고 본다. 해서 공교육의 학교 또한 이제는 제대로 변해야 한다고 본다. 스스로가 제대로 변하지 않는다면 퇴출이라는 강력한 제도적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변하게 해야 할 것이다. 환부가 작을 때 치료하거나 도려내지 않는다면 더 큰 병으로 진행하여 돌이킬 수 없듯이 공교육이라는 학교의 문제도 작을 때 처리하지 않고서 내버려 둔다면 공교육인 학교 전체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피해는 오롯이 학생과 학부모의 몫이 될 것이며 나아가서는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오히려 퇴보하는 국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노라면 개중에는 동의하지 않고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는 분들도 분명히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다수 교직원은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음이 분명함에도 일부분 몇 사람의 이야기로 침소봉대한다고 말이다. 물론 모든 학교와 모든 교직원이 그렇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학교와 교직원 대부분은 잘하고 있으나 어느 특정한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조직의 썩어가고 있는 병폐를 그대로 내버려 둔다면 결국은 모든 조직이 괴사하고 말 것이기에 과감히 도려내는 방안으로 다음과 같이 제시해본다. 첫째, 근무성적평정의 절대 평가제 시행으로 호봉에 따라서 누구에게나 같은 급여를 주는 철밥통 시스템을 고치기. 둘째, 지역 즉 주소에 기반한 기존 학구제의 폐지와 자유 학구제의 시행으로 학생에게 가장 맞는 교육을 받을 권리와 선택권을 주기. 셋째, 학교 공교육 제도에도 무한경쟁 체재 도입으로 경쟁력 없는 교육의 학교와 교직원은 도태시키기. 그리하여 개도국에서 탈출하고 OECD 국가에 머무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서 G2를 넘어 G1 국가로 가는 길에 학교 공교육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신속하고도 완벽한 제도적 시스템을 갖추어 자유대한민국의 항구적인 번영에 초석을 놓는 데 이바지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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