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영열기자]노동운동의 새바람을 일으키는 최병욱 국토교통부노동조합 노조위원장! 그는 국토부 최초의 3선 위원장이며, 지난 제9대 선거에서는 단독 후보로 나서 85.23%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됐다.
그가 받은 높은 지지율만큼이나 공무원 및 국토교통산업계에서 널리 알려져있는 최 위원장은 `투명한 공직사회 조성과 합리적 노동운동` 전개에 앞장서고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그는 11년만에 단체교섭을 체결하는 등 타 부처와는 다른 면모들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어 노동계로부터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9대 집행부의 첫해를 평가한다면.△ 제9대 집행부는 지난해 4월 ‘조합원과 같이 행복의 가치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이후 한 해 동안 조합원 권익 증진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지 않아 대외활동에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공공부문의 노동운동이란 책임감에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사회적 소통에 힘써 왔다.무엇보다도 지난해에는 다양한 사유로 장관 교체가 연이어 이뤄졌고, 이로 인해 조직 분위기마저 다소 뒤숭숭한 느낌까지 들었다. 다행스럽게 현 국토부장관이 취임하면서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과의 소통이 정례화됐고, 직원들의 목소리를 꾸준히 전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는 점에서 무형의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열린 노사 간담회에는 원희룡 장관이 직접 참석, 직원들과 소통함으로써 노사 협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11년만의 단체교섭 체결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9대 집행부는 앞서 제8대 집행부가 이뤄낸 성과들을 계승해 발전시킬 뿐 아니라 조합원들의 권익 증진을 위한 새로운 성과를 쟁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위원장인 저는 지난 제7대부터 이번 제9대까지 국토부 최초 3선 위원장이란 타이틀을 달았지만, 사실 해를 거듭할수록 부담해야 할 짐의 크기는 더욱 커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선 8대 노조가 체결한 단체교섭이 잘 이행되는지도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먼저 단체교섭 체결을 통해 건강검진 등 의료비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타 부처에서는 볼 수 없는 국토부만의 독보적인 성과인데,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노력이 주변에서 계속되고 있다.또 한 가지 사항은 국토부노사장학회 설립으로 국토부 노사가 함께 출범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장학회는 공무 수행 중 불의의 사고로 고통받게 된 직원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보살피자는 공통의 인식을 노사가 함께해 설립하게 된 것으로 이제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최근 노조들이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데, 이를 볼 때 어떤 생각이 드는지.▲ 다소 다른 관점 일테지만, 저는 노조 관련 소식을 접할 때면 국토교통산업이 우리 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끼치는지를 느끼면서 커다란 책임감을 갖게 된다. 화물연대, 철도노조,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노조 등 최근 이슈가 되는 노조 대부분 국토부 소관 산업 영역에 속해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적어도 국토교통부노동조합만큼은 공무원노동자들로 구성된 조직이기에 우리 산업 전반과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난번 화물연대 파업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국토부노조가 물꼬를 트는 역할을 수행하는 등 공공부문 노동운동이 사회적 혼란을 줄이는 새로운 모델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공공부문 노동운동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주요 기관의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먼저 부족한 저를 정책자문위원으로 불러 주신 여러 기관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제가 정책자문위원을 맡게 된 배경도 결국은 그동안 ‘노동운동의 패러다임도 전환돼야 한다’고 말해온 제 노동철학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신 데 있다고 본다.그동안 우리 사회가 양극화가 심화되는 등 불평등이 점점 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데, 이를 극복하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내기 위해서라도 노동운동은 과거와 달리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노동운동은 ‘나와 내 조합원’이라는 좁은 울타리 안에 갖혔다고 보면, 이제는 ‘우리 사회 전반’이라는 넓은 울타리를 볼 줄 아는 식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만이 아닌 우리를 볼 때 나눔이 생기고, 배려하게 되고, 나아가 상생하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기 때문이다.이러한 저의 노동운동 철학을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자문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고 본다. 또 나아가 공공부문의 노동조합인 경북 포항시청노동조합을 비롯해 포스코노동조합, 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 등에서도 저를 정책자문위원으로 불러준 것이라고 생각한다.이 가운데 인상 깊었던 부분은 포스코노동조합이 노조 구호를 ‘단결 투쟁’에서 ‘단결 소통’으로 바꿨다는 점이다. 앞으로 노동운동의 방향이 투쟁에서 소통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고 생각하며, 큰 기대감을 갖게 됐다.-올해 중점 추진 과제는.▲ 제9대 국토부노조는 공무원연금과 관련된 이슈에 현재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공무원연금은 공무원 노동자들의 퇴직 이후의 생존권과 직결돼 있는 사안이다. 특히 현재 퇴직 시점과 연금 수급시점이 달라서 소득공백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발생한 한 차례 논란은 공무원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아 발생한 문제다.따라서 공무원연금을 둘러싼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시, 핵심 이해 관계자라고 할 수 있는 공무원들의 목소리가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이를 위해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공무원 노동자들이 단결돼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한 만큼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을 당부드린다.또 내부적으로 돌아볼 때 인사 적체는 고질적이고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공무원 조직에서 승진은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동력인만큼 객관적이고 공정한 인사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조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기관측을 견제하려고 한다. 특히 5급 공채 등을 통해 유입되는 TO를 최대한 줄여 내부적으로 승진의 사다리가 계속 작동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이밖에 사비로 출장다녀야 하는 수당 관련 문제 등도 해결될 수 있도록 앞장서려고 한다. 또 중앙행정기관 가운데 최고 수준의 노사문화 우수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사 합동 봉사활동 등을 전개, 새로운 노동운동의 롤모델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 최근 MZ세대 공무원 노동자를 위해 노력하는 부분은.▲ 국토부노조는 MZ세대 공무원들도 아우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먼저 청년리더를 발굴, 글로벌기업인 구글의 업무방식을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다. 글로벌기업의 의사결정 방식과 행정부의 의사결정이 같을 순 없겠지만, 그럼에도 젊은 공무원 노동자들의 눈높이에서 업무방식의 전환이 가능한 부분이 존재하는지 직접 살펴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자기계발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MZ세대 공무원들이 업무 이외의 시간에 공부를 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구성,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노조에서 마련하는 프로그램들이 과거 투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개인의 업무 역량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로 새롭게 채워지고 있음을 꼭 알려드리고 싶다.- 국토부 노조원에게 전하는 메시지.▲ 제9대 노조 집행부들은 지난 제7대 노조와 제8대 노조에 이어 또 한 번 새로운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국토부 직원들도 노조라는 타이틀에 편견을 갖지 말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개개인의 업무 역량도 향상시킬 수 있기를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