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물이라는말을 사랑 합니다웅뎅이라는 말을 사랑하고개울이라는 말을 사랑 합니다샘이나 늪 못이라는 말을 사랑하고강이라는 말도 사랑 합니다바다라는 말도 사랑 합니다또 있습니다이슬이라는 말입니다삼월 어느 날 시월 어느 날 혹은 오월의 어느 날꽃잎이나 풀잎에 맺히는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작은 물가장 여리고 약한 물 가장 맑은 물을얼음인 이 말과 만날 때면내게서도 물 기운이 돌다가여위고 마른 살갗 저리고 떨리다가오 내게서도 물방울이 방울이 번지어 옵니다그것은 눈물이라는물입니다<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세상에서 가장 작은 물’이며 ‘가장 여리고 약한 물’과 ‘가장 맑은 물’이 솟아나는 곳, 그곳은 ‘여위고 마른 살갗 저리고 떨리다가’ 번져오는 내 몸 안에서 만들어진다. 하늘도 아니고 바다도 아닌 내가 만든 물인 눈물! 그 눈물은 나의 영혼이 몸을 통해 나오는 아름다움이다‘물’이라는 말을 발음해본다. 입술이 약간 열리고 윗니와 아랫니가 연필 크기만큼 벌어진다. 혀는 입천장을 살짝 댄다. 물이 흘러가는 모습과 흡사 닮아있다. 약간의 틈새가 있어도 흐르는 공기처럼 물도 그렇다. 없으면 살 수 없는 물은 고향의 뿌리이고 삶의 원천이며 생명의 근원이다.물이 고이는 ‘웅뎅이’라는 말, 흘러가는 소리가 청랑한 ‘개울물’이라는 말, 숲이 만드는 ‘샘’이라는 말, ‘못’이나 ‘늪’이 가진 물의 기운이 사람을 정화시킨다. 세속에 찌들려 살다가도 나를 위해 눈물을 흘려 줄 친구가 있다면 그의 눈물로 내 자신의 삿됨이 씻겨나가게 될 것이다. 시련이 닥칠 때 함께 땀 흘려주고 내 눈물을 닦아줄 이웃이 있다면 세상이 한 없이 아름다워 보일 것이다. 나도 누군가를 위해 함께 울어줄 수 있는 눈물이 내 몸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이 나를 아름답게 한다는 것을 비로소 느껴보는 시간!< 박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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