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전통주를 대표하는 안동소주가 스코틀랜드가 본고장인 스카치위스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경북도는 지난 15일 안동시, 전통주 제조업체, 대학 관계자 등으로 이루어진 13명으로 ‘안동소주 세계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안동소주 세계화를 위한 전략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스카치위스키보다 제조가 230년 정도 오래된 안동소주를 세계 애주가들로부터 제대로 평가받아 명품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안동소주는 품질 면에서 스카치위스키에 못지않을 정도로 우수한 증류주이지만,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 안동소주는 1260년대부터 빚어왔으며 세계적 브랜드로 자리 잡은 스카치위스키는 1494년에 처음 등장했다.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안동소주 양조장은 9곳이 있으며 100억원 어치를 판매했다. 코로나팬데믹 이전인 2018년 50억원보다 2배 정도 급증했지만 대부분 내수 위주로 팔리고 있다. 반면, 스카치위스키는 스코틀랜드 내 150곳의 양조장에서 제조하며 지난해 전 세계 판매액 1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이후 홈술(집에서 먹는 술) 문화에 힘입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사이에서 스카치위스키 등 위스키류를 음료에 타서 마시는 ‘하이볼’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류 수입액은 전년보다 52.2% 증가한 3300억원 규모다.경북도의 야심찬 계획에 힘입어 안동소주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도전해봐야 알겠지만 경쟁력은 충분히 있어 보인다. 사람의 미각과 후각은 다양하고 독특해서 선호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안동소주는 도수 45도의 순곡 증류식 소주다. 커피도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 있듯이 술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취향이 반영된다. 많은 양의 술보다 조금 독한 술이 취향인 이들에겐 증류주가 어울린다. 증류주는 대부분 도수가 높은 술인데 전 세계에는 위스키, 보드카, 테킬라, 럼 등 다양한 종류의 증류주가 있다.안동소주는 우리나라 대표 증류주이자 안동의 전통주로 가정마다 다른 양조 방법이 전해 내려온 가양주다. 안동지역에서 길흉사를 비롯해 손님 접대, 제사 등에 쓰여온 술이다. 예부터 상처소독, 배앓이,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의 구급방으로도 활용됐다고 한다. 전통 방식으로 만든 술은 약이 귀했던 시절에 급히 쓸 수 있는 약주(藥酒)였다.경북도가 안동소주의 세계적 브랜드화를 추구하고 나선 것은 환영할 일이다. 이철우 지사는 휴일에도 안동소주 제조장인 ‘민속주 안동소주’ 와 ‘밀과노닐다’를 방문했다. 세계화 전략 구상을 위한 확인 행보였다. 앞서 지난달 스카치위스키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를 찾은 바 있다. 안동소주를 세계 명주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책을 마련하고, 신뢰를 갖고 꾸준하게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