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밍(pharming)` 등 인터넷 금융 사기수법이 하루가 다르게 교묘해지면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경찰청, 금융감독원은 신종 보이스피싱인 `파밍`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합동경보를 지난 4일 발령하는 등 피해확산 방지에 나서고 있다. 지역에서도 파밍 피해는 속출하고 있다. 경주에 사는 주부 정모(40)씨는 올해 초 친지에게 경조비 명목으로 인터넷 송금을 하고자 집에 있는 노트북을 통해 KB국민은행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N포탈사이트의 검색창에 `국민은행인터넷뱅킹`을 타자하고 들어간 홈페이지는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실제 국민은행 홈페이지와 흡사했다. 국민은행의 정식적인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창은 www.kbstar.com이지만 정씨의 노트북이 자동적으로 연결된 경로는 www.kb***bank.com이었다. 해당 홈페이지는 국민은행 정상 홈페이지와 마찬가지로 버젓히 `계사신년` 문구와 태극을 표현한 해 이미지를 중앙에 나타내고 있었다. 틀린 점은 우측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대신 `보안승급바로가기`의 팝업창이 있다는 것 뿐이었다. 정씨는 송금을 하고자 상단의 계좌이체 메뉴를 클릭했지만 해당 서비스에는 접속이 되지 않았다. `안전승급 한 뒤 이용해주세요`라는 메시지만 계속 나왔고 정씨는 공인인증상 보안절차라 생각하고 큰 의심 없이 보안승급 서비스 페이지로 이동해 이름과 주민번호를 입력했다. 이어 해당 홈페이지는 보안카드 비밀번호를 입력하라 요구했고 이에 응했지만 계좌이체의 정상적인 서비스는 이용할수 없었다. 이후 정씨는 ATM기에서 체크카드를 조회하던 중 통장에 있던 잔고 60만원이 타 은행으로 전부 이체된 것을 알게됐다. 통장 잔고 모두가 본인도 모르게 새어나간 것이었다. 국민은행 소비자센터에 확인한 결과 그 사이트는 신종 사기 사이트였다. 정씨는 사용자가 자신의 웹 브라우저에서 정확한 웹페이지 주소를 입력해도 가짜 웹 페이지에 접속하게 하여 개인정보를 훔치는 이른바 `파밍`이라 불리는 신종 피싱에 당한 것이었다. 이처럼 파밍은 정상적인 접속 과정에서 본인도 모르게 위장사이트로 연결되기 때문에 더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에서도 정씨에게 악성코드가 지독해 일반에 보급된 백신 등으로 찾아내기 힘들다며 노트북을 포맷할 것을 권장했다. 문제는 파밍 등의 신종 피싱사기가 스마트폰을 통해 더욱 확산된다는 것이다. `[KB국민은행]-고객개인정보유출로 보안승급 후 이용해 주세요.www.kb***bank.com`라는 문자와 `[NH농협]고객님 인터넷뱅킹정보가 해킹의심되니 PC지정 바랍니다.https://nh-**bank.com`식의 사기 문자가 범람하면서 피싱 사이트에 접근을 유도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인터넷진흥원 등에 따르면 2012년 차단된 피싱사이트 수는 6944건으로 2011년 1894건에 비해 무려 3배 넘게 증가했고 차단된 피싱사이트 가운데는 은행 등 금융권 사칭이 가장 많았다. 파밍으로 인한 피해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넉 달간 323건(약 20억6000만 원)이 발생했다. 올해에만 177건(약 11억 원)의 피해가 있었다. 정부는 파밍 예방 방법과 관련해 `보안카드 일련번호와 코드번호 전체를 요구하는 경우 일절 응대하지 말아야` 하며 출처가 불분명한 파일을 내려받거나 이메일을 확인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은행권에서도 `어떤 경우에도 고객에게 보안카드 비밀번호 전체 입력을 요구하지 않고 보안승급, 보안강화 등의 문구로 고객정보 입력을 요청하는 것은 모두 가짜`라고 설명 홍보하고 있다. 연일 확산되고 있는 신종 인터넷 금융사기 피해를 볼때 고객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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