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여야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16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회의 시작 직후부터 이번 정상회담을 "친일적 결단", "외교 대참사"로 규정하며 맹폭했고, `대통령 탄핵 사유`라는 주장까지 펼쳤다.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은 매번 해외 순방을 갈 때마다 사고를 쳐 왔는데 이번엔 해도 해도 너무했다"며 "윤 대통령의 방일은 대승적 결단이 아니라 국격을 무너뜨린 친일적 결단이자 외교 대참사"라고 주장했다.김상희 의원은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과 관련, "대통령께서 피해자들이 전혀 동의하지 않고 대법원판결을 뒤엎는 해법을 가지고 일본에 갔다"며 "무슨 배짱으로 갔는지 모르겠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맞는가"라고 따졌다.김경협 의원은 "친일 대일외교 기조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천공의 지침을 보면 알 수 있다"며 "이는 최순실에서 천공으로 바통 터치된 `제2의 국정농단`"이라고 주장했다.특히 박홍근 원내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신(新) 을사조약에 버금가는 대일 굴욕외교를 절대 용납하지 못한다"며 독도·위안부·후쿠시마 수산물 문제 언급 여부에 대한 논란을 언급한 뒤 “국민 앞에 내용을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해야 한다. 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정조사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하듯 민주당은 이재명 리스크를 잠재우려는 듯 마구 거칠게 표현하고 있다.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은 20일 오후 7시 전북 전주시 풍남문광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 미사를 열었다. 이른바 `제3자 변제안`에 대한 일본과 미국 측의 반응에 사제단은 "대한제국의 대신들로서 매국의 대명사가 된 을사오적도 국권을 넘기면서 비슷한 말을 했다"고 말했다.광장을 가득 메운 많은 시민, 신부는 `윤석열 퇴진`, `윤석열을 타도하자`, `일본 영업사원 1호 윤석열 탄핵`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박수를 치며 구호를 외쳤고 개인 인터넷 방송자들이 실시간으로 현장 상황을 공유했다.대통령의 방일외교를 윤석열 퇴진 시국미사를 열고있는 사제단들의 행위도 전무후무한 일이다.윤석열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전임 정부는 수렁에 빠진 한일관계를 그대로 방치했다"며 자신도 역시 "눈앞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편한 길을 선택해 역대 최악의 한일관계를 방치하는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다"고 했다.그러면서 "작금의 엄중한 국제정세를 뒤로 하고 적대적 민족주의와 반일 감정을 자극해 국내 정치에 활용하려 한다면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했다.윤 대통령은 "한일 양국은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가장 가깝게 교류해 온 숙명의 이웃 관계"라며 "독일과 프랑스도 양차 세계대전을 통해 수많은 인명을 희생시키면서 적으로 맞서다가 전후에 전격적으로 화해하고, 이제는 유럽에서 가장 가깝게 협력하는 이웃이 됐다"고 했다.윤 대통령은 유소년기에 아버지 따라, 도쿄에 간 적이 있었다. 일본 언론은 "지금도 히토쓰바시대학이 있는 구니타치시의 거리가 눈에 선하다"고 말한 내용을 전했다. 1960년대 도쿄 히토쓰바시대학을 다녔던 경제학자인 아버지를 방문한 소년기를 회고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아버지는 1965년 국교 정상화한 이듬해인 1966년 히토쓰바시대를 1년간 다녔다. 윤 대통령은 당시 가족들과 함께 방일해 “우에노역에서 철도를 타고, 구니타치역에서 내려서, 아버지의 아파트까지 갔다”고 말했다. 일본에 대한 인상에 대해, “선진국답게, 깨끗했다”, “일본 분들은 정직했다. 정확하다는 느낌이었다”고도 했다.이는 어릴때 일본에서 생활했던 느낌을 가감없이 나타냈을 뿐인데 일본을 미화했다느니 회담전 아부성 발언이니 라는 말들을 하고 있다.내가 어린 학창시절 아버지와 절친한 대학친구(明治大學)인 "요네야마(米山義治)"라는 친구분이 있었다. 이분은 내가 중학교시절 김천 우리집까지 오셨고 어머니가 담그신 물김치를 맛있게 드시며 좋아하시던 기억이 난다.요네야마 씨는 그 당시 늘 일본의 잡지(週刊朝日)를 한달간 모아 보내오곤 했는데 일본어는 몰랐지만 광고와 사진 등을 통해 일본의 발전상을 느끼며 생활했던 추억이 생각난다. 아마 윤 대통령은 어린시절 내가 느끼고 있었던 것과 같았으리라 생각된다.일본에는 극우세력과 함께 이따금 우리나라를 향해 망언(妄言)을 일삼는 정치인들과 혐한세력(嫌韓勢力)들도 존재하지만 "한국은 일본에 문화를 전해준 報恩의 나라" 라고 말하며 전쟁없는 세계평화를 주장한 "이케다 다이샤쿠(池田大作-SGI회장)" 같은 이웃나라 한국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어쩌면 우리사회는 일제강점기의 뿌리깊은 반일감정이 남아있으며 윤 대통령의 "제3자 변제안"과 이번 방일을 굴욕외교라고 보는 후폭풍이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또한 전후세력이 85%가 되고 있으며 그들은 과거의 굴곡진 역사를 떠올리기 보다는 한국문화와 함께 K-팝을 좋아하고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는 젊은이들의 생각은 너무도 현실적인 것 같다.우리나라 또한 일본을 찾는 관광객 중 한국인의 비중은 50% 이상을 차지한다. 일본은 요사이 경기침체가 이어진다고 하지만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며 이웃인 우리나라와 함께 경제는 물론 안보면에서 협력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푸틴과 시진핑의 만남, 중국 시진핑의 3연임 패권주의, 북한의 핵과 미사일 발사 등 우리는 신 냉전주의 속 중심에 속해있어 이럴 때 일수록 한-일, 한-미-일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사람이 혼자 살아갈 수 없는 것처럼 국가 또한 마찬가지다. 특히 이웃 일본을 반일을 앞세워 적으로 만들며까지 말이다.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야당과 함께 진보좌파들은 "일본에 주고만 왔지 얻은게 하나도 없이 빈손으로 왔다"고 하지만 문 정권시절 모든게 단절된 상태에서 원수같이 지내다가 이제 가까운 이웃으로 소통하게 되었으며 상대에게 이익만을 제공하는 "제로섬 게임(zero-sum game)" 아닌 서로의 이익이 되는 "윈윈게임"이라고 윤 대통령은 말했다.물컵의 반은 우리가 채웠으니 남은 반은 서서히 일본이 채우지 않겠느냐는 게 박진 외교부장관의 말이다.조그만 기다려보면 물컵은 서서히 채워질 것이며 일본은 5월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을 초청한다고 하며 지소미아 복구와 앞으로 상호 격식없이 만나자는 셔틀외교 등 물컵은 서서히 채워지고 있는 것 같다.그동안 일본은 아시아에선 오직 일본만이 선진국이라며 한국을 배제하며 지난 2016년 시마시에서 열린 42차 "G7정상회의" 때는 이웃인 우리나라가 초청받지 못했다.그러나 이제 대한민국은 선진국으로 발돋움 하며 러시아를 배제하고 미국 보수성향의 씽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은 한국을 G8국가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대국, 민주주의, 선진국 조건을 모두 갖추었고 또한 방위산업 발달과 함께 군사대국이기도 하다. 그만큼 이제 한국은 세계 속에 리더국가의 자격이 있다는 뜻이다.크로아티아의 신학자 "미로슬라브 볼프"는 그의 저서 "베풂과 용서"에서 "용서는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용서는 특히 우리에게 빚진 자들, 우리의 기해자들, 우리의 원수를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용서가 배척에서 중간지대로 나아가는 것만이 아니라 중간지대에서 포용으로 나아가기까지 하는 것은, 용서가 사랑의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라고 했다.우리는 언제까지 과거에만 얽매이며 미래없이 살아가야만 하는가? 윤 대통령은 영국 윈스턴 처질 수상이 발언한 "과거는 직시하고 기억해야 되지만, 과거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는 말을 인용해 변화를 촉구했다.이제 윤 대통령의 결단과 함께 남은 물컵의 반은 일본에 의해 서서히 채워지고 있는 것 같다.-靑松愚民 松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