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신일권기자] 안중근의사 순국 113주년을 맞아 안 의사의 동양평화 정신이 담긴 유묵이 처음 공개된다.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는 오는 26일 오후 2시 서울 효창공원 내 안중근 의사의 빈 무덤 앞에서 열리는 ‘안중근 의사 순국 113주년 추모식’에서 안 의사의 핵심사상 동양평화에 대한 염원을 직접 표현한 유묵을 공개한다. 이 유묵에는 `東洋平和萬歲萬萬歲 / 庚戌 二月十八日 / 旅順監獄在監中 /大韓國人 安重 根書 ; 동양평화 만세만만세 / 1910년 2월18일 / 여순감옥 재감중에 / 대한국인 안중근 쓰다)`라고 되어 있다.서체는 해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휘호 중 첫번째 `萬歲`의 `歲`가 초서체로 되어 있다. 뒤를 이은 ‘萬萬歲’는 행서 필의의 해서로 쓰여졌다. 유묵 크기는 35x135㎝(액자 포함한 크기는 45x150㎝) 정도다. 비단에 먹으로 쓰여져 있다. 이 유묵은 국내 한 소장자의 부친이 일제강점기 동경 유학 중 입수한 것으로 집안에서 보관해 오던 가전(家傳) 유묵이다. 이 유묵은 서예전문 문화재위원의 감정을 거쳤다.
안 의사는 1910년 2월14일 사형 선고를 받은 후부터 3월26일까지 많은 유묵을 남겼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반을 지냈던 백암(白巖) 박은식(朴殷植) 선생은 안중근이 남긴 유묵이 200여 편에 이르렀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로써 현재 실물이나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유묵 기존 57점에서 1점을 더 추가해 58점으로 늘어나게 된다. 사업회는 이번에 공개하는 유묵 특성으로 안 의사의 핵심사상인 동양평화에 대한 염원을 직접 표현하고 있는 점, 작성 연월일이 밝혀진 유일한 작품이란 점, 현존하는 유묵 중 가장 선명한 장문을 확인할 수 있는 점을 들었다. 특히 해당 유묵은 안 의사가 2월14일 사형선고를 받은 다음 4일 때 되는 날에 작성했다. 안 의사의 휘호 가운데 작성한 연 월을 ‘庚申 二月’ 등의 유묵은 다수 확인되지만 작성 날짜까지를 기록한 유묵은 없었다.사업회 관계자는 "안 의사의 유묵들 중 날짜가 명시된 유묵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기존 확인된 유묵 대부분 종이에 쓰여있지만, 이 유묵은 비단에 적혀 있다"고 말했다.
사업회는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를 통해 공식적인 확인을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